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 대응 방안에 대한 브리핑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가안보실은 22일 오전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 회의를 열고 북한의 러시아 파병 및 우크라이나전 참전에 따른 대응 방안을 논의한 뒤 이 같은 의견을 모았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북한의 전투 병력 파병에 따른 러-북 군사 협력의 진전 추이에 따라 단계적 대응 조치를 실행해 나갈 계획이다. 러-북 군사 협력에 대한 강력하고 실효적인 조치가 이행되도록 동맹 및 우방국들과 긴밀히 공조하고 러-북 군사 협력이 우리 안보에 중대한 위협을 가하는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에 대비해,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이에 상응하는 조치들도 준비할 방침이다.
[하르키우=AP/뉴시스] 16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에서 하르티야 여단 소속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러시아 진지를 향해 D-30 곡사포를 발사하고 있다. 2024.10.17. /사진=민경찬
부정적 파급효과에 대해서는 "북한이 러시아 파병으로 기대할 수 있는 예상 이득은 완성시키고자 하는 핵, 핵미사일의 고도화에 필요한 고급 군사기술을 러시아로부터 얻으려 노력할 것"이라며 "기존의 노후화된 재래식 무기 성능의 개량에 러시아가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이것도 우리 안보에 치명적 위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간 실패해 온 정찰 위성을 다시 성공할 수 있도록 러시아가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북한의 우리에 대한 감시 능력이 확대되는 것이다. 또 북한 전투병이 참전하면 북한군의 실전 능력이 배양될 수 있고 전장에서 무기 성능에 대한 데이터를 획득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런 것들을 전부 고려해 앞으로 단계별 시나리오에 따라 대응 계획을 미리 구상해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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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1만2000명의 병력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하기로 하고 1차 병력 1500명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보냈다고 전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8월부터 현재까지 컨테이너 1만3000개 이상 분량의 포탄·미사일·대전차로켓 등 인명 살상 무기도 러시아에 지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파병된 북한군이) 현지 적응 훈련, 러시아군과의 일체적 운용 등을 맞춰보고 있는 단계"라며 "실제 투입됐을 때의 심리 상태, 누구의 무기로 얼마나 숙달된 채 임할 것인지 등도 지켜봐야 한다. 우리는 철수하라, 지금 상태에서 중단하라고 외교적 촉구를 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정부가 북한군 전력 탐색을 위해 모니터링단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북한군이 전장에 아직 대규모로 투입되지 않았는데 우리가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미리 확정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 살상용 무기 지원이 그간 자제돼 왔는데 깨지는 것이냐는 질문도 많이 있다. 단계별 시나리오를 보면서 방어용 무기 지원을 고려할 수도, (러시아와 북한의) 한도가 지나치다 싶으면 공격용 무기 지원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신원식 실장을 비롯해 조태열 외교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김용현 국방부 장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태효 NSC 사무처장, 인성환 국가안보실 2차장, 왕윤종 국가안보실 3차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