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기념관?" "국내 활동도 기려야" 새 독립기념관 두고 여야 공방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4.10.2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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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024 국정감사]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가보훈부 등 국정감사에서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0.22.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가보훈부 등 국정감사에서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0.22. [email protected] /사진=고승민


국가보훈부가 건립을 추진중인 '국내 민족독립운동기념관'(가칭·이하 새 독립기념관)을 두고 야당은 이승만 전 대통령 기념관을 다시 추진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고 강정애 보훈장관은 이를 부인했다. 여당은 새 기념관 관련 항일 무장 독립투쟁 뿐 아니라 국내에서 독립운동을 한 분들도 중요하단 점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새 독립기념관 논쟁에 포문을 연 것은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이자 올해 총선에서 인재로 영입된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김 의원은 "(보훈부가 서울에 새로 건립하려는) 독립기념관이 국가재정법상 절차도 안 지키고 정당성도 별로 없는데 왜 굳이 진행하는지 모르겠다"며 "국회에 소명해야 하고 소명하지 못하면 국회 예산시의 과정에서 관련된 예산을 분명 삭감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표 독립기념관이라고 이야기하는 '국내 민족독립운동기념관' 사업이 원래 8월 말 국회 제출됐던 예산안엔 없었지만 9월 제출분에 포함됐다"며 "보통 다음해 사업계획은 기획재정부에 (당해) 5월31일까지 보내도록 돼 있는데 이 사업은 그 이전에 제출 안됐다. 그럼 국가재정법을 어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의원은 이미 충남 천안에 연면적 2만3000평이 넘는 독립기념관이 있는데 새로 기념관을 추진하려는 데 의문을 제기했고 이에 강 장관은 "광복 80주년 관련 여러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며 "국내라는 걸로 해서 명칭은 아마 의견을 받아서 정해갈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또 "예산 산출 근거도 좀 들여다봤다"며 "5000평 넘는 규모로 서울에 자리잡는데 245억원으로 지을 수 있나. 단위면적당 공사비가 311만원이다. 공사비 산출 내역을 보니 2018년 지은 순천 호국기념관 등 과거에 있던 전시시설 평균을 냈다. 그런데 한국건설기술원 조사에 따르면 공사비는 2020년 대비 2023년 28% 상승했다. 과거 공사비 평균치로는 정확히 산출 할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아울러 "담당 과장님이 서울 종로쪽을 고려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던데 연면적 5000평이 넘는 종로 부지는 송현광장 한 군데다. 이 곳은 이승만 기념재단 측에서 기념관을 세우고 싶어했던 곳"이라며 "기념재단쪽에서 그것을 추진하면서 모금을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모금된 게 140억원 정도라고 한다. 지금 200~300억원이 모자란 상태인데 마침 보훈부 진행하는 사업 예산이 245억원이다. 새 독립기념관이 결국 이승만 기념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강 장관은 "지금 말씀하신 것 중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과 관련돼서는 연관성이 없음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며 "장소에 대한 것도 정해진 바 없다. 저희는 광복 80주년을 기해서 특별히 국내 독립운동에 대한 부분들을 아마 주목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반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새 독립기념관 문제가 나오는데 중국에서 항일 무장 투쟁으로 항일운동한 것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국내에서 학교를 설립하거나 유치원을 물산 장려운동을 한 분들도 독립운동의 자양분이 된 분들"이라며 "이런 분들을 기리는 것도 민족 의식을 고취하고 후세 교육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훈부가 앞장서서 설명을 하고 널리 홍보해 항일 무장 독립투장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여러 분야에서 독립운동을 한 분들도 중요하단 것을 국민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이에 강 장관은 "국외든 국내든 어디에서라도 독립운동을 한 것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천안의 독립기념관 방문을 한번도 해보지 않았음도 국감장에서 지적됐다.



박상혁 민주당 의원은 강 장관에 "독립운동에 대해 광범위하게 가르치고 기리는 것은 좋은 이야기"라면서도 "윤석열 정부 들어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육군사관학교 교내에서 철거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던 것, 독립기념관장 등 자리에 뉴라이트 인사를 배치한 것을 보고 국민들이 걱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 되시고 나서 (천안) 독립기념관에 몇 번 가셨나"라며 "한 번도 안 가셨다. 그런데 대체 어떤 독립운동가들을 기리고 싶어서, 누가 제대로 기념되고 있지 않기에 윤 대통령은 한 번도 안 간 독립기념관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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