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파 / 사진=SM엔터테인먼트
그룹 에스파(aespa)가 지난 21일 미니 5집 ‘위플래시(Whiplash)’를 발매했다. 앨범명과 동명의 타이틀곡을 비롯해 ‘킬 잇(Kill It)’, ‘플라이츠, 낫 필링스(Flights, Not Feelings)’, ’핑크 후디(Pink Hoodie)’, ‘플라워즈(Flowers)’, ‘저스트 어나더 걸(Just Another Girl)’까지 총 6곡이 실렸다. ‘위플래시’의 음률은 강질이다. 쇠붙이의 비릿함과 단단함, 그리고 트랙리스트 중간쯤에 칠해 놓은 향긋한 기름은 매끄럽게 사운드를 확장한다.
‘채찍질’이라는 뜻의 앨범명에서 느낄 수 있듯, ‘위플래시’에 엉거붙은 음률은 파동이 세다. 다만 뒤로 갈수록 자극적인 쇠맛의 역치를 줄인다. 자칫 피로할 수 있는 자극적인 감도를 영리한 시점에서 변환해 정제된 트랙 배치를 보여준다. 에스파는 이 앨범을 통해 기저가 단단한 자기애를 노래한다. 좋건 나쁘건 “시선들을 즐겨주겠”(‘킬 잇’)다며 호기롭게 목소리를 높이고, “남 신경은 안”(‘핑크 후디’)쓰겠다며 시크하게 후드 티를 뒤집어쓴다.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 완벽하게 새로워진 나”(‘저스트 어나더 걸’)라고 공언한다. 완전한 사운드와 가창이 이 가사들을 근거 있게 받침 한다.
에스파 / 사진=SM엔터테인먼트
이 밖에도 미니 5집에는 에스파 시그니처 신스와 화려한 보컬이 돋보이는 힙합 댄스 곡 ‘킬 잇’, 빈티지 하면서 신비로운 분위기의 알앤비 곡 ‘플라이츠, 낫 필링스’, 독특한 신스 사운드와 에너지 있는 베이스라인이 돋보이는 힙합 댄스 곡 ‘핑크 후디’, 세련된 사운드의 기타 리프가 돋보이는 ‘플라워즈’, 거친 기타 사운드와 청량한 보컬이 돋보이는 팝 락 곡 ‘저스트 어나더 걸’까지 감상 지점이 다채롭다.
전작 ‘슈퍼노바’가 실렸던 전작 ‘아마겟돈(Armageddon)’의 신드롬급 성공 후 에스파는 기대와 부담감을 동시에 껴안아야 했다. 새 앨범명을 ‘채찍질’로 한 까닭은 두 지점에 대한 이들의 태도와 마음가짐, 그리고 자신감으로 보인다. 음산하게도 들리는 단어지만 에스파에게 채찍질은 발전과 성장, 그리고 완벽을 향한 기꺼운 가혹이었다. ‘위플래시’는 벌써 국내외 음원차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아름다운 채찍질로 근사한 상흔을 남긴 ‘위플래시’. 에스파는 또다시 나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