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오른쪽)과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9월1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국립 헌법센터에서 열린 첫 TV 토론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워싱턴포스트(WP)·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은 해리스와 트럼프 캠프가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제출한 자료를 인용해 "해리스가 대선 레이스에 참여한 이후 3개월(7~9월) 동안 9억7100만달러(약 1조3418억원)의 선거자금을 모금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는 트럼프 캠프의 총모금액(2023년 1월~2024년 9월)인 8억9400만달러보다 많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FEC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가 7~9월에 모은 선거자금은 4억1700만달러로 해리스의 모금액 절반에도 못 미쳤다.
외신은 "해리스는 7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대신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선 직후부터 트럼프보다 많고 기록적인 수준의 선거자금 모금을 시작했다"며 "해리스의 이런 강력한 (모금) 수치는 해리스가 민주당과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해리스는 바이든이 대선 후보 경선에서 물러난 지 3일도 채 않은 시점에 140만명의 기부자로부터 1억2600만달러를 모금했다.
미국 대선 후보의 월별 선거자금 모금 규모 추이. 왼쪽은 민주당(2020년 대선 후보 조 바이든·2024년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오른쪽은 공화당(2020년·2024년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사진=파이낸셜타임스(FT)
외신은 이런 강력한 선거자금 모금에도 해리스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강세를 보이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블룸버그는 "역사상 그 어떤 정치인보다 소액 기부자의 모금액이 많았던 '소액 모금 달인'(해리스)이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다"고 짚었고, WP는 "해리스는 엄청난 자금적 우위에도 주요 격전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를 크게 앞지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WP의 최근 여론조사 평균에 따르면 해리스는 이번 대선 경합주 7곳 중 4곳(미시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네바다)에서 트럼프를 앞서고 있지만, 그 차지는 1~2%포인트로 미미한 수준이다. 트럼프는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등 3곳에서 앞서고 있다. 21일 공개된 USA투데이와 서퍽대학교의 공동 여론조사(14~18일 유권자 1000명 대상, 오차범위 ±3.1%)에 따르면 해리스의 전국 지지율(45%)은 여전히 트럼프(44%)를 앞서고 있다. 하지만 지지율 격차는 지난 8월 같은 조사의 5%포인트(해리스 48%, 트럼프 43%)에서 1%포인트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