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담 떠벌리던 '투자 고수' 다 한 팀이었다…사무실 급습[영상]

머니투데이 최지은 기자 2024.10.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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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마케팅 영업단 사장 등 총 46명 검거…3억5000만원 상당 기소 전 추징 보전

경찰은 올해 4월부터 영업 중인 사무실을 급습해 피의자들을 순차적으로 현행범 체포했다. 5개 영업단의 사무실과 사장 주거지 등에서 압수한 현금과 귀중품 등 3억5000만원 상당은 기소 전 추징 보전 조치했다. 영업단 사장의 주거지 금고에 있는 범죄수익을 압수하는 경찰./영상=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경찰은 올해 4월부터 영업 중인 사무실을 급습해 피의자들을 순차적으로 현행범 체포했다. 5개 영업단의 사무실과 사장 주거지 등에서 압수한 현금과 귀중품 등 3억5000만원 상당은 기소 전 추징 보전 조치했다. 영업단 사장의 주거지 금고에 있는 범죄수익을 압수하는 경찰./영상=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경찰이 허위 상장 정보를 제공하고 비상장 주식을 액면가의 최대 300배 가격에 판매하는 수법으로 수십억 원을 가로챈 텔레마케팅 점조직과 공모자들을 일망타진했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등 혐의로 텔레마케팅 영업단 조직원과 주식 브로커 등 총 46명을 검거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가운데 비상장 업체 대표 A씨와 주식 브로커, 텔레마케팅 영업단 사장 3명 등 5명은 지난 9월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 46명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상장 가능성이 없는 액면가 100원의 비상장 주식을 최소 30배에서 최대 300배 가격에 판매해 피해자 286명으로부터 약 55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들은 20~70대로 1인당 최소 20만원에서 최대 5억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 전문가 행세하며 피해자 유인…텔레마케팅 점조직 2곳에는 범죄단체 조직 혐의 적용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등 혐의로 텔레마케팅 영업단 조직원과 주식 브로커 등 총 46명을 검거했다고 22일 밝혔다. 범행 조직도./사진=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등 혐의로 텔레마케팅 영업단 조직원과 주식 브로커 등 총 46명을 검거했다고 22일 밝혔다. 범행 조직도./사진=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해 9월 주식 브로커의 중개로 점조직 형태의 미등록 텔레마케팅 영업단 5곳을 소개받았다. A씨는 경영난을 해소하고자 텔레마케팅 영업단을 통해 자사 주식을 유통하고 수익금은 나눠 가지기로 했다.



각 영업단은 주식 투자자들이 주로 활동하는 포털 사이트 주식 투자 카페, 온라인 주식 모임 등에서 허위 투자 성공담을 자랑하며 피해자들을 SNS(소셜미디어) 리딩방으로 유인했다. 투자 전문가 행세를 하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투자 수익률 자료를 공유하거나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무료로 주식 정보를 제공하기도 했다.

코인 투자 실패 모임 카페에서 'B 캐피탈' 등 가짜 명함을 사용해 피해 손실 복구나 집단 소송을 도와주겠다며 접근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상장이 확정된 유명 비상장 회사 주식을 소량 확보한 뒤 1주를 미끼 상품으로 제공해 피해자들을 끌어들이기도 했다.

일부 주식을 구매한 피해자들에게 '매수자가 몰리고 있어 주식 수량을 맞추면 높은 가격으로 되사주겠다"며 추가 매입을 유도하는 수법도 동원됐다.


SNS 리딩방에서는 비상장 회사 명의로 작성된 각종 사업 계획서와 사업·투자 유치 관련 홍보성 인터넷 기사 등이 공유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들에게는 "2024년 1분기에 코넥스 등에 상장될 예정"이라며 "상장되면 200~300% 수익이 보장된다"고 홍보했다.

각 영업단은 주식 브로커를 통해서만 소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 영업단 조직원 14명과 추가 매입을 유도하는 수법을 사용한 영업단 조직원 5명에게는 형법상 범죄 단체 등 조직 혐의도 적용됐다.



대포폰·가명 쓰고 2~3개월 단위 사무실 이사 '꼼수'
경찰은 올해 4월부터 영업 중인 사무실을 급습해 피의자들을 순차적으로 현행범 체포했다. 5개 영업단의 사무실과 사장 주거지 등에서 압수한 현금과 귀중품 등 3억5000만원 상당은 기소 전 추징 보전 조치했다. 경찰이 지난 4월 인천 연수구의 영업단 사장 주거지에서 몰수한 압수품./사진=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경찰은 올해 4월부터 영업 중인 사무실을 급습해 피의자들을 순차적으로 현행범 체포했다. 5개 영업단의 사무실과 사장 주거지 등에서 압수한 현금과 귀중품 등 3억5000만원 상당은 기소 전 추징 보전 조치했다. 경찰이 지난 4월 인천 연수구의 영업단 사장 주거지에서 몰수한 압수품./사진=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피해자들이 각 영업단에 보낸 투자금은 법인 명의 계좌 등으로 입금받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 대표가 사업 홍보 자료 등을 제공하면 영업단은 해당 자료를 사용해 주식을 판매했다. 브로커는 회사 대표와 영업단 사이 중간 연락책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영업단들은 피해자들의 신고와 수사 기관의 추적을 피하고자 △영업 활동 시 대포폰 사용 △사무실 내 개인 휴대전화 사용 금지 △가명 사용 및 텔레그램 소통 △수익금 현금 지급 등 자체 규칙을 만드는 치밀함을 보였다. 사무실도 2~3개월 단위로 옮겨 경찰이 사무실을 압수 수색을 하는 당일까지 범행을 지속했다.



영업단 조직원들은 주식 투자에 대한 전문 지식이나 경험이 없었지만 온라인 플랫폼의 익명성과 투자자들의 고수익 기대 심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주식을 발행한 A씨는 법인 계좌를 범행에 동원하고 피해자들의 계좌에 매수한 주식 수량을 입고하는 등 적극적으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사무실 급습해 현행범 체포…사기 현장 고스란히 적발

경찰은 올해 4월부터 영업 중인 사무실을 급습해 피의자들을 순차적으로 현행범 체포했다. 5개 영업단의 사무실과 사장 주거지 등에서 압수한 현금과 귀중품 등 3억5000만원 상당은 기소 전 추징 보전 조치했다./영상=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경찰은 올해 4월부터 영업 중인 사무실을 급습해 피의자들을 순차적으로 현행범 체포했다. 5개 영업단의 사무실과 사장 주거지 등에서 압수한 현금과 귀중품 등 3억5000만원 상당은 기소 전 추징 보전 조치했다./영상=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경찰은 올해 4월부터 영업 중인 사무실을 급습해 피의자들을 순차적으로 현행범 체포했다. 5개 영업단의 사무실과 사장 주거지 등에서 압수한 현금과 귀중품 등 3억5000만원 상당은 기소 전 추징 보전 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투자 관련 정보 공유나 거래가 주로 온라인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노린 각종 사기 범죄에 대한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온라인에서 투자 전문가라는 말을 강조하거나 고수익 보장·손실 회복 지원 등을 내세우는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제도권 업체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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