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살게요!" 중고거래 뜨자마자 광클…2030 몰려드는 이유

머니투데이 하수민 기자 2024.10.2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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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2030의 새로운 추구미, 슬로패션⑤

편집자주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패션산업은 매년 1000억 벌에 달하는 의류를 생산한다. 이중 73%는 재고로 남아 매립되거나 소각된다. 패션산업이 배출하는 탄소는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10%에 달한다. 이러한 인식 속에 유행을 따르는 대신 친환경적으로 옷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경향인 슬로패션이 점차 주목받는다. 중고 구제 의류들은 값싼 프리미엄이 붙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제품으로 재탄생 중이다. MZ세대가 슬로패션을 소비하는 법, 친환경적 의류 소비에 동참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짚어본다.

직장인 문모씨는 중고거래 매니아다. 최근에는 폐업한 카페에서 중고 거래 플랫폼에 올려놓은 6인용 테이블과 의자 8개를 구매했다. 브랜드 의류나 스피커 등 갖고 싶은 제품의 키워드도 틈틈이 업데이트한다. 사진은 중고거래플랫폼에서 받은 관심상품 알림 갈무리 화면(왼쪽)과 판매 화면/사진=독자제공직장인 문모씨는 중고거래 매니아다. 최근에는 폐업한 카페에서 중고 거래 플랫폼에 올려놓은 6인용 테이블과 의자 8개를 구매했다. 브랜드 의류나 스피커 등 갖고 싶은 제품의 키워드도 틈틈이 업데이트한다. 사진은 중고거래플랫폼에서 받은 관심상품 알림 갈무리 화면(왼쪽)과 판매 화면/사진=독자제공


#직장인 문모씨는 중고거래 매니아다. 최근에는 폐업한 카페에서 중고 거래 플랫폼에 올려놓은 6인용 테이블과 의자 8개를 구매했다. 브랜드 의류나 스피커 등 갖고 싶은 제품의 키워드도 틈틈이 업데이트한다. 문씨는 "키워드 알림을 설정해 놓으면 발 빠르게 제품을 살펴볼 수 있는데 원하던 제품을 구매하게 되면 마치 대어를 낚은 듯한 느낌이 들 정도"라며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시즌이 지난 옷들을 다시 팔고 새 시즌 옷을 사기도 하는데 물건을 살 때 구매 영수증이나 택은 재판매를 염두에 두고 버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물건을 소유한다기보다 공유한다는 개념이 폭넓어지면서 중고거래 통해 의류나 소품을 구매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헤지고 낡은 물품이라서 내놓는다기보다 다른 제품 구매를 위해 물건 내놓고 중고 물품을 되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것.



번개장터에 따르면 2008년 4조원이었던 국내 중고 거래 시장 규모는 2021년 24조원까지 커진 데 이어 내년에는 4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고물가 상황과 맞물려 물건을 저렴하게 사려는 실속형 소비자가 많아진 것도 있지만 원하는 상품을 구하기 위해 일부러 중고를 찾아 나서는 젊은 세대의 소비 행동 변화 등도 영향을 주고 있다.

국내 중고 거래 시장 규모/그래픽=이지혜국내 중고 거래 시장 규모/그래픽=이지혜
실제로 중고 제품을 사고파는 플랫폼의 사용자 수는 급증하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중고 거래 플랫폼 '번개장터'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 수는 지난해 8월 269만명에서 지난 296만명으로 30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중고 의류 플랫폼 '차란'의 경우 지난해 8월 3만명에서 1년 만에 4.3배인 13만명으로 가파르게 뛰었다. 중고 제품 거래 앱인 '당근마켓' 이용자도 지난해 8월 1717만명에서 올 8월 1764만명으로 늘었다.



판매되는 중고 제품도 다양화되고 있다. 확고한 취향을 가진 이용자가 많이 찾는 브랜드 중심 중고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에서는패션(의류, 신발, 가방, 지갑, 액세서리)부터 스타굿즈, 취향 카테고리가 많은 거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패션의 경우 브랜드 상품과 명품 중심의 거래가 많이 이뤄진다. 명품과 브랜드 제품 위주의 거래로 감가 보전이 높다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물건의 소유보다는 입고 착용하는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소비 트렌드와 연계된다고 볼 수 있다.

번개장터의 최근 90일 기준 20·30대 패션 카테고리 거래 TOP10을 살펴보면 △스투시 △베이프 △수프림 등 유명 스트릿 브랜드부터 △루이비통 같은 명품 브랜드 중심으로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패션에 관심이 높은 2030들에게 중고 거래 플랫폼은 하나의 보물찾기 장소가 되어가고 있다. '빈티지 마니아' 김사영(29)씨는 "외국에 나가서도 다양한 세컨핸드샵을 방문하는 것을 좋아한다. 감성과 가격을 동시에 잡을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최근에는 국내 플랫폼에도 좋은 물건이 많이 올라와서 외국에서 발품 파는 것보다 성공률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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