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 아파트 주민들 '이 질환' 호소하더니…전문가도 '경고'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2024.10.22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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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스1) 민경석 기자 = 8일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이 지난 1일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인해 새까맣게 그을려 있다. 2024.8.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인천=뉴스1) 민경석 기자(인천=뉴스1) 민경석 기자 = 8일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이 지난 1일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인해 새까맣게 그을려 있다. 2024.8.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인천=뉴스1) 민경석 기자


전기차 배터리 화재가 산불처럼 피부, 안과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전문가 경고가 나왔다. 함승헌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22일 "지난 8월 발생한 아파트 주차장 전기자동차 배터리 화재 사고를 우리 사회가 새로운 환경보건 문제를 생각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기차 배터리 화재 사고는 인천시 서구 청라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주차된 벤츠 전기차에서 불이 나 차량 100대 이상 전소된 사고다. 화재로 인한 가스·분진 등이 아파트 단지를 뒤덮으면서 주민 100여명이 옥상 등으로 대피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함 교수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화재 사고를 겪은 주민들은 이후 피부질환과 안질환을 호소하고 있다. 배터리 연소 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유독가스가 건강에 직간접적인 위협이 된다는 설명이다. 앞서 미국에서도 산불에 의한 대기오염과 피부질환의 연관성이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함 교수는 "전기차 배터리의 주요 구성요소인 니켈과 코발트는 국제접촉피부염연구회(ICDRG)의 분류상 주요 알레르겐으로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의 원인"이라며 "배터리 화재 시 발생하는 불화수소(HF)는 강한 부식성과 독성을 지닌 가스로, 피부와 눈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으며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함승헌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함승헌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그는 "기술 발전의 이면에 숨어있는 환경보건 문제를 사전에 파악하고 대비하기 위해 정부, 환경보건 전문가, 그리고 시민사회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주민들에게 현재 상황과 잠재적 위험, 그리고 대처 방법에 대해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며 "이 사건을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더 나은 환경보건 정책과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 교수는 이날 유사 사고 발생 시 △산업환경 보건 전문가를 통한 신속하고 정확한 작업환경과 대기환경 모니터링 △화재 발생 공간의 실내공기질(특히 미세먼지, 중금속, 불화수소 농도)을 측정해 결과를 주민에게 제공 △피부과, 안과, 호흡기내과,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들의 협진을 통한 종합적인 진단과 치료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건강 영향 평가 △노출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 등 건강 영향 평가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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