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최근 한달간 주가 추이/그래픽=임종철
21일 코스피 시장에서 고려아연은 전일 대비 5만3000원(6.43%) 오른 87만7000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 급락세를 보였지만, MBK·영풍이 최 회장 등을 상대로 낸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에 대한 법적 리스크가 해소됐기 때문이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이 인용했다면 경영권 분쟁은 MBK·영풍의 승리로 끝날 수 있었지만, 법원은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를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양측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며 고려아연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MBK·영풍은 공개매수를 통해 38.47%의 고려아연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지분은 MBK·영풍이 앞서 있지만 과반을 넘지는 못했다. 물론 최 회장 측(영풍정밀 포함 33.99%)이 베인캐피탈의 공개매수 물량을 확보하고, 기존 자사주 일부 매각 등을 단행한다고 해도 당장 역전은 힘든 구조다. 최 회장과 고려아연 측은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최대한 MBK·영풍을 추격한 뒤 반전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고려아연이나 MBK·영풍의 지분 차이가 1~2%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양측 모두 '장내매수' 카드를 꺼낼 게 유력하다.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7.83%)이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고, 각자의 우호지분 결속력을 강화할 필요도 있어 양측의 '명분' 싸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고려아연 측은 "시세조종, 사기적 부정거래 등 시장교란행위를 일으킨 만큼 이에 대한 조사와 법적 책임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고, MBK 측은 "향후 손해배상청구, 업무상 배임 등 본안소송을 통해 고려아연의 현 경영진에 대해 자기주식 공개매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물을 계획"이라고 맞받아쳤다.
한편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은 22일 오전 10시 서울 코리아나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의 가처분 기각 결정에 대한 입장, 경영권 분쟁에 대한 향후 대응 계획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