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고려아연株 '활활'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4.10.2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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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장기화 전망에 주가 전일比 6.43%↑ '87.7만원'
양측 지분차이 1~2%P…MBK·영풍, 내달 '임시주총' 주목

고려아연 최근 한달간 주가 추이/그래픽=임종철고려아연 최근 한달간 주가 추이/그래픽=임종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가능해짐에 따라 최 회장 측이 얼마만큼의 지분을 확보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공개매수 이후의 지분율 격차에 따라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은 '끝날 때까지 끝나는 게 아닌' 국면이 될 수 있다.

21일 코스피 시장에서 고려아연은 전일 대비 5만3000원(6.43%) 오른 87만7000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 급락세를 보였지만, MBK·영풍이 최 회장 등을 상대로 낸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에 대한 법적 리스크가 해소됐기 때문이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이 인용했다면 경영권 분쟁은 MBK·영풍의 승리로 끝날 수 있었지만, 법원은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를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양측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며 고려아연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고려아연은 오는 23일까지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양측은 이 결과를 본 후 추후 대응 방식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의 공개매수는 주당 89만원에 414만657주(20%) 대상이지만, MBK·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5.34%가 응했기 때문에 유통 가능한 주식은 17% 수준으로 파악된다. 특히 최 회장 측의 경우 베인캐피탈(2.5%)을 제외한 나머지는 '자사주 매입 후 소각' 방식을 취할 예정이어서 공개매수 결과가 그대로 지분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MBK·영풍은 공개매수를 통해 38.47%의 고려아연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지분은 MBK·영풍이 앞서 있지만 과반을 넘지는 못했다. 물론 최 회장 측(영풍정밀 포함 33.99%)이 베인캐피탈의 공개매수 물량을 확보하고, 기존 자사주 일부 매각 등을 단행한다고 해도 당장 역전은 힘든 구조다. 최 회장과 고려아연 측은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최대한 MBK·영풍을 추격한 뒤 반전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고려아연이나 MBK·영풍의 지분 차이가 1~2%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양측 모두 '장내매수' 카드를 꺼낼 게 유력하다.



이와 별개로 MBK·영풍이 이르면 다음달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새로운 이사회 구성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 기간 동안 양측의 지분 확보전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 MBK 관계자는 "확실한 의결권 지분 우위를 바탕으로 남은 주주들과 협력해서 고려아연의 무너진 거버넌스를 바로 세울 것"이라고 했고, 고려아연 관계자는 "경영권을 더욱 탄탄히 해 MBK 측의 기습적인 공개매수로 인해 멈출 수밖에 없었던 고려아연의 경영을 빠르게 정상화하겠다"고 맞섰다.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7.83%)이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고, 각자의 우호지분 결속력을 강화할 필요도 있어 양측의 '명분' 싸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고려아연 측은 "시세조종, 사기적 부정거래 등 시장교란행위를 일으킨 만큼 이에 대한 조사와 법적 책임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고, MBK 측은 "향후 손해배상청구, 업무상 배임 등 본안소송을 통해 고려아연의 현 경영진에 대해 자기주식 공개매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물을 계획"이라고 맞받아쳤다.

한편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은 22일 오전 10시 서울 코리아나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의 가처분 기각 결정에 대한 입장, 경영권 분쟁에 대한 향후 대응 계획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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