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21일 KS 1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승기를 완전히 가져올 수 있었던 분위기에서 뜻하지 않게 경기를 마쳐야 했던 박진만(48)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2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1차전에서 1-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1,2루에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돼 경기를 마쳐야 했다.
정규시즌이라면 5회를 마쳤기에 삼성이 강우 콜드 승리를 챙겼을 상황이지만 매 경기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가을야구에서는 단 한 번도 강우 콜드 사례가 없었다. 결국 이날 경기 재개가 어렵다고 판단한 심판진은 22일 오후 4시부터 6회초 무사 1,2루 상황에서 경기를 이어가기로 했다.
선발 등판한 원태인이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불펜진이 약점으로 꼽히는 삼성은 졸지에 이후 4이닝을 불펜 투수들로 막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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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이 느낄 피로도도 상당할 수밖에 없다. 특히나 불펜진은 6회부터 4이닝을 책임져야 하고 삼성의 2차전 선발 투수가 상대 양현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인 황동재 혹은 좌완 이승현으로 예정돼 있어 더 고된 하루가 예상된다.
박진만 감독은 "더블 헤더나 마찬가지다. 한 경기하는 것 자체가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든데 그런 경기를 해야 하니까 솔직히 선수단에 미안하다"고 말했다.
22일도 전국적으로 비 예보가 있다. 광주 지역도 마찬가지다. 박진만 감독은 이에 대해 "늘 비가 오면 안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선수 보호차원에서 그렇다"며 "(시작부터) 안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분명 예보가 있었고 계속 (이로 인해) 왔다 갔다했다. 컨디션 맞추는 게 쉽지 않고 준비하는 것 자체도 어렵다. 정상적인 경기 나올 것이라고 생각지 않았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경기장 스태프들이 구장에 내린 비로 방수포를 덮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2일 투수 운영에도 고민이 커졌다. 박 감독은 "(숙소에) 들어가서 고민을 하고 상의를 해봐야겠지만 원태인은 못 쓰는 상황"이라며 "그래도 리드를 하고 있으니 불펜을 다 투입을 해서 1차전을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
물론 각자의 이해관계가 있기에 각 팀이 처한 상황에 맞게 해석하는 측면도 있다. 이범호(43) KIA 감독의 이야기는 달랐다. 이 감독은 "차분하게 하자고 얘기했는데 아무래도 한국시리즈 1차전이라 긴장한 모습도 보이고 흥분한 상태인 것 같았다"며 "내일하면 아무래도 경기 감각도 생겼을 것이고 2차전 하는 기분으로 할 수 있어 더 편안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을 계기로 잘 준비하면 내일은 좋은 상황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경기 시작 전에도 비가 내렸기에 시작을 안하는 게 옳았다고 보냐는 질문에는 "우리가 정해야 할 부분이 아니고 KBO와 심판진이 해야 할 문제다. 의견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어떻게 보면 중간에 끊긴 게 우리에겐 좋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시리즈 한 경기를 경험한 것이기에 우리 팀엔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오후 10시를 넘어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고 전광판에 안내 문구가 나오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