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1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이날 오후 4시54분부터 6시15분까지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1시간20여분간 면담했다.
윤 대통령은 차에서 내려 한 대표와 악수했다. 이후 한 대표 및 참모들과 함께 10여분간 산책했다. 둘은 산책을 하면서 이날 경찰의 날 행사에서 경찰 영웅으로 현양된 분들에 대한 대화 등을 나눴다. 이후 대통령실 야외 정원인 파인그라스의 실내 식당에서 면담을 시작했다. 정진석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한 대표는 "드릴 말씀을 충분히 드리고 왔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은 면담 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한 대표가 나빠지고 있는 민심과 여론 상황, 이에 따른 과감한 변화와 쇄신의 필요성, 김 여사 논란 해소와 관련해 앞서 밝힌 3가지 방안 및 특별감찰관 임명 진행의 필요성, 여야의정 협의체의 조속한 출범 필요성을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한 대표는 또 정부의 개혁 정책과 외교안보 정책에 대해 당이 적극 지원할 것이라는 뜻을 전하면서 "개혁 추진의 동력을 위해서라도 부담되는 이슈들을 선제적으로 해소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고물가 및 고금리 등 민생정책에 있어서 당정의 협력 강화 필요성도 거론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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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는 특히 김 여사 관련 문제 해결을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대표는 지난 1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 현장에서 (유권자들) 말씀은 '지금 이대로 가면 너네 다 망한다, 나라 생각해서 기회 한 번 줄테니 너희 한 번 바꿔봐라'는 것이었다"고 강조하며 김 여사 관련 3대 요구를 거론했다. 김 여사와 관련한 △대통령실 인적 쇄신 △대외활동 중단 △의혹 규명 협조 등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이와 관련, 한 여권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한 대표가 요청한 면담인 만큼 일단 경청하는 것이 먼저라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당장은 아니겠지만 인사든 사과든 어떤 형태로든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결국 윤 대통령이 한 대표 요구를 어느 정도까지 들어주느냐가 향후 당정 관계와 임기 후반기 국정 동력 확보 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한 대표는 앞서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을 두고 대통령실 일각에서 불쾌한 기류가 읽혔다. 실제 한 대표가 대통령실의 소통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부각시키려 한다는 의심이 있었다. 이후 당정 동반 지지율 하락 등이 계속해서 이어지자 윤 대통령은 일부 참모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한 대표와의 만남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