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1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이날 오후 4시50분쯤부터 6시15분까지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약 1시간20여분간 면담했다.
윤 대통령은 차에서 내려 한 대표와 악수했다. 이후 한 대표 및 참모들과 함께 10여분간 산책했다. 산책을 하면서는 이날 경찰의 날 행사에서 경찰 영웅으로 현양된 분들에 대한 대화 등을 나눴다. 이후 대통령실 야외 정원인 파인그라스의 실내 식당에서 면담을 시작했다. 정진석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한 대표는 "드릴 말씀을 충분히 드리고 왔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는 김 여사 관련 문제 해법을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대표는 지난 1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 현장에서 (유권자들) 말씀은 '지금 이대로 가면 너네 다 망한다, 나라 생각해서 기회 한 번 줄테니 너희 한 번 바꿔봐라'는 것이었다"고 강조하며 김 여사 관련 3대 요구를 거론했다. 김 여사와 관련한 △대통령실 인적 쇄신 △대외활동 중단 △의혹 규명 협조 등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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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한 여권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한 대표가 요청한 면담인 만큼 일단 경청하는 것이 먼저라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당장은 아니겠지만 인사든 사과든 어떤 형태로든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결국 윤 대통령이 한 대표 요구를 어느 정도까지 들어주느냐가 향후 당정 관계와 임기 후반기 국정 동력 확보 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한 대표는 앞서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을 두고 대통령실 일각에서 불쾌한 기류가 읽혔다. 실제 한 대표가 대통령실의 소통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부각시키려 한다는 의심이 있었다.
이후 당정 동반 지지율 하락 등이 계속해서 이어지자 윤 대통령은 일부 참모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한 대표와의 만남을 결심했다. 형식은 정 실장이 배석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정 실장이 배석하는 자리에서 대화하는 것은 지난 7월말 비공개 회동 이후 80여일 만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