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박병무, 고강도 쇄신 작업 '속도'...TL·LLL·택탄·AI 조직 분사

머니투데이 김승한 기자 2024.10.2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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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게임 및 AI 조직 분할로 4개 자회사 신설
올해만 6개 사업부 분사...경영 쇄신 본격

엔씨소프트 물적분할 개요/그래픽=윤선정엔씨소프트 물적분할 개요/그래픽=윤선정


박병무 엔씨소프트 (200,500원 ▲7,400 +3.83%) 공동대표가 올해 3월 취임 후 경영 효율화 및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강도 높은 쇄신 작업을 진행중이다. 잇따른 물적 분할로 고정비를 감축하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21일 엔씨에 따르면 회사는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고 단순 물적 분할을 통해 4개의 자회사 신설을 결정했다. 신설 회사는 게임 개발 스튜디오 3개, AI(인공지능) 기술 전문 기업 1개 총 4개의 비상장 법인(엔씨의 100% 자회사)이다.



우선 독립 게임 개발 스튜디오로 신설하는 IP(지식재산)는 TL(쓰론 앤 리버티), LLL, 택탄(TACTAN) 3종이다. TL 사업부문은 '스튜디오X'(가칭), LLL 사업부문은 '스튜디오Y'(가칭), 택탄 사업부문은 '스튜디오Z'(가칭)로 출범한다. 각 스튜디오 대표에는 최문영 캡틴, 배재현 시더(Seeder), 서민석 본부장이 내정됐다.

TL은 지난 1일 글로벌 론칭 후 안정적인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만큼 신속하고 전문적인 독립 스튜디오 체재를 통해 글로벌 IP로 성장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슈팅게임 LLL과 전략게임 택탄은 글로벌 시장 경쟁력과 성공 가능성을 확보한 IP로 해당 장르의 개발력과 전문성 강화에 집중한다.



또 엔씨는 AI 연구개발 조직인 엔씨리서치를 분할해 AI 기술 전문 기업을 신설한다. 신설 회사명은 '엔씨 AI'(가칭)다. 자체 개발한 바르코 LLM(거대언어모델) 등 AI 기술 고도화를 추진한다. 동시에 게임 개발에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며 신규 사업 확장에 나선다. 엔씨 AI의 대표는 이연수 본부장이 내정됐다.

엔씨는 내달 2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 분할 및 신설 회사 설립을 확정한다. 각 신설 회사의 분할 기일은 내년 2월 1일이다.

4개의 신설 법인 설립과 함께 조직개편도 진행한다. 회사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일부 개발 프로젝트와 지원 기능을 종료 및 축소한다. 이후 인력 재배치와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엔씨가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엔씨는 박 대표 영입 후 강도 높은 쇄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 이사회에선 QA(품질보증) 서비스 사업 부문과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 사업 부문 등 2개의 사업 부문 물적분할 안건이 통과됐다. 신설 법인은 '엔씨QA'와 '엔씨IDS'로 이달 1일 출범했다.

물적 분할은 본사의 고정비 감축 및 인력 효율화의 일환이기도 하다. 앞서 박 대표는 지난 8월 임시 주총에서 "엔씨는 지난번 권고사직으로 일부 직원들이 퇴사했고, 연말까지 본사 인원을 4000명대 중반(지난해 12월 기준 5023명)으로 줄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효율화 작업을 지속해 내년엔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한 엔씨를 보여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엔씨의 분사 자회사들은 향후 자생력을 갖춘 뒤 외부 투자유치에 나설 전망이다. 다만 불안감도 상존한다. 엔씨가 신설회사를 폐업하거나, 매각을 통해 '새 주인 찾기'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에 대해 구현범 엔씨 COO(최고운영책임자)는 지난 7월 직원 대상 설명회에서 "분사 후 폐업 시나리오는 없다"며 "혹시 분사 후 3년 내 매각하거나 (경영난의 이유로) 폐업할 경우 본사로 재고용할 것을 약속한다"고 못 박았다. 다만 구두 약속인 만큼, 명문화해 달라는 노조 측의 요구가 지속되고 있다.

한편 엔씨는 현재 역대급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엔씨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88억원을 기록했다. 적자는 면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74.9% 감소했다. 연간 실적 전망도 어둡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씨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전망치평균)는 전년 대비 44.7% 감소한 759억원이다. 영업이익이 1000억원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2008년 이후 16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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