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톡 제친 이 앱, 웹툰 업계에도 영향

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2024.10.2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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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인스타툰/사진=빙그레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빙그레 인스타툰/사진=빙그레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


인스타그램이 사용 시간과 사용자 수, 앱(애플리케이션) 실행 횟수 등에서 네이버와 카카오톡 등 국내 플랫폼을 제치고 급성장하는 가운데 웹툰 업계에도 영향력을 발휘하는 모습이다. 숏폼 트렌드에 맞춰 짧은 분량과 일상을 결합한 콘텐츠로 많은 독자의 공감대를 얻고 있다.

21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만화산업백서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에서 웹툰을 보는 독자의 비율은 2021년 5.9%에서 2022년 11.5%, 2023년 13.6%로 증가하는 추세다. 인스타그램은 지난해 레진이나 탑툰, 투믹스, 리디 등 중소 웹툰 플랫폼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인스타그램은 주요 SNS 국내 앱 사용자 수, 사용률, 사용시간 순위 모두 1위다.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한 인스타그램은 이미지 중심 플랫폼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처음에는 정사각형 이미지를 고수했으나 현재는 1.91:1(가로형), 4:5(세로형)까지 3가지 크기를 제공한다. 또 해시태그를 활용해 검색 및 홍보가 가능하다. 이런 편의성으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다른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던 웹툰 작가들이 인스타그램으로 플랫폼을 옮겼고 '인스타툰'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인스타툰은 특히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으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로 한정해도 경기도, 파주시, 광양시, 고양시, 김천시, 제천시 등 지자체에서 브랜드 홍보 콘텐츠 공모전 또는 인스타툰 공모전을 진행했다. 같은 해 고용노동부는 정책 홍보 및 인식 개선 목적의 인스타툰 공모전을 진행했고 충주중원문화재단이나 성동문화재단 등 공공기관도 행사나 정책 홍보 목적의 인스타툰 공모전을 개최했다.



인스타툰 해시태그 검색 결과/사진=인스타그램인스타툰 해시태그 검색 결과/사진=인스타그램
지자체나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산업계에서도 인스타툰을 홍보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빙그레 (62,700원 ▼300 -0.48%)는 회사 공식 계정에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라는 캐릭터로 독특한 로맨스 판타지 장르의 인스타툰을 연재해 주목받았다. 이 인스타툰의 성공으로 빙그레 계정은 현재 20만50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매일유업 (37,900원 ▲350 +0.93%)(4만7000명), 해태아이스(1만7000명), 해태제과식품 (5,650원 ▲10 +0.18%)(7만3000명) 등 동종 업계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인스타그램은 최근 유료 구독 모델을 도입하면서 작가 생태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료 구독 모델은 작가가 유료 구독자용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 수익 모델이다. 기존 인스타툰은 팔로워를 모아 브랜드 광고, 홍보 웹툰 제작 등을 진행하는 수익 모델이 기본이었다. 여기에 유료 구독 모델 도입으로 작가가 직접 수익을 낼 수 있게 되는 등 수익 모델이 다양해졌다.

인스타툰이 이처럼 주목받자 웹툰 플랫폼들도 관심을 보인다. 네이버웹툰은 올해 초 '2024 연재직행열차' 신작 모집 공고에서 '생활툰·썰툰' 장르에 한해 연재 중인 SNS 링크로 원고 대체가 가능하다고 공지했다. 이를 통해 지난 5월 인스타그램에서 10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키크니 작가가 '내 연애 너 있다'라는 제목으로 네이버웹툰에서 사연 웹툰을 연재하기도 했다.


웹툰 업계 관계자는 "인스타툰은 일상성으로 독자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일상을 그리기 때문에 최근 높아지는 웹툰 완성도와 달리 더 자유롭고 편안하게 그릴 수 있어 작가에게 진입장벽이 높지 않고 최대 10컷에 불과해 다른 인스타그램 게시물처럼 쉽게 볼 수 있어 독자에게도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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