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당 아래 '분당' 이라더니…줄줄이 강남3구 갈아타기

머니투데이 김효정 기자 2024.10.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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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올해 전국의 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이 최근 5년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2020년 이후 연도별 아파트 실거래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9월 9일 기준) 전국의 아파트 매매 건수는 총 30만 3890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5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는 총 1만 221건으로, 전체 거래의 3.36%를 차지했다. 15억원 이상 거래 비중이 3%를 넘는 것은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사진은 20일 서울시내 아파트. 2024.10.20.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올해 전국의 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이 최근 5년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2020년 이후 연도별 아파트 실거래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9월 9일 기준) 전국의 아파트 매매 건수는 총 30만 3890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5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는 총 1만 221건으로, 전체 거래의 3.36%를 차지했다. 15억원 이상 거래 비중이 3%를 넘는 것은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사진은 20일 서울시내 아파트. 2024.10.20. [email protected] /사진=정병혁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성남시 분당 거주자들의 서울 매수세가 가장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매수한 지역은 주로 생활권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서울 상급지에 집중됐다.

21일 직방이 대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기, 인천지역 거주자 중 올해 서울 집합건물(아파트, 오피스텔, 다세대주택)을 매수한 사람들의 거주지는 성남시 분당구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서울 소재 집합건물을 매수한 경인 지역 거주자 1만9343명 중 1220명이 성남시 분당구 거주자로 집계됐다.



분당 거주자들이 많이 매수한 구별매수지역은 강남권역으로, 송파구가 175명으로 가장 많았고 강남구 174명, 서초구 139명, 강동구 105명 순으로 나타났다. 기존 생활권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가 더해지면서 강남권역 매수자 비중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음으로 서울 매수자가 많은 지역은 경기도 남양주시다. 총 1174명이 서울 소재 집합건물을 매수해 전체의 6.1%의 비중을 차지했다. 남양주시 거주자들이 많이 매수한 서울 자치구는 강동구(146명), 성동구(139명), 중랑구(133명), 노원구(80명), 송파구(78명)로 역시 기존 생활권과 비교적 가까운 지역 위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8월 지하철8 호선 별내역 연장으로 남양주시와 강동구 접근성이 쉬워지며 매수세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고양시 덕양구는 서울 서북권과 접해 있는 지역으로 매년 서울 소재 집합건물 매수자 비중이 높은 지역에 꼽힌다. 올해 서울 집합건물 매수자 중 고양시 덕양구 거주자는 1062명으로 경기, 인천 매수자 전체의 5.5%를 차지했다. 고양시 덕양구 거주자들 역시 기존 생활권과 접근성이 용이할 것으로 예상되는 은평구(182명), 마포구(97명), 서대문구(91명), 강서구(85명) 순으로 집합건물을 매수했다. 서울 강북 도심 접근성을 고려한 지역 위주로 매수가 이뤄졌으며 서울 입성을 노리는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은평구에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 남부권인 하남시(902명), 화성시(877명)에서도 서울 집합건물 매수자가 많았다. 하남시의 경우 지리적으로 가까운 강동구(283명), 송파구(155명) 소재 집합건물 매수자 비중이 높았다. 화성시는 송파구(90명), 서초구(70명), 강남구(67명) 순으로 매수자가 많았다. 동탄신도시 등 지역 아파트값이 회복세를 보이며 상승한 가운데 강남권역 갈아타기 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화성시의 경우 대기업 종사자들을 바탕으로 강남권역의 투자 매수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8월 국내 인구이동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순 이동 수는 -3848명이다. 전입자 대비 전출자가 3848명 더 많다는 의미로, 전국 17개 시도 중 전출자가 가장 많다.


이처럼 탈서울 화가 가속화하고 있지만 강남구, 서초구, 강동구 등은 전입자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인구 양극화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직방 관계자는 "최근 강남권역 내 청약 열풍과 지난 2~3분기 서울 집값 상승세를 고려할 때 상급지 갈아타기를 염두에 둔 서울 입성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가격 하방 경직성이 견고한 상급지와 신축 대단지 위주로 수요가 몰리는 가운데 그렇지 못한 지역의 집값은 정체될 가능성이 커지며 지역 간 온도 차이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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