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서건창(왼쪽)과 삼성 박병호. /사진=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 제공
KIA와 삼성은 21일 오후 6시 30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질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1차전에 하루 앞서 30인 엔트리를 공개했다.
가장 먼저 서건창은 소속팀 없이 2024년을 시작했다. 서건창은 지난해 11월 LG 트윈스에서 방출됐고 향후 진로를 고민 중이었다. 그러던 그에게 KIA 심재학 단장이 손을 내밀었고 지난 1월 15일 KIA와 연봉 5000만 원, 옵션 7000만 원 등 총액 1억 2000만 원에 계약했다. 서건창을 향한 기대는 크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백업 내야수이자 베테랑으로서 경험을 더하고 내야에 긴장감을 불어넣어 주길 바랐다.
또한 결승타 2회를 포함해 김선빈이 부상으로 이탈하는 등 팀이 필요할 때마다 중요한 한 방을 쳐주면서 알짜 영입으로 평가받았다. 삼성을 상대로도 12경기 타율 0.367(30타수 11안타) 4타점으로 좋았던 서건창을 한국시리즈에 데려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서건창.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박병호(오른쪽).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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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적 부담을 털어낸 박병호는 삼성에서 기대했던 장타를 터트리기 시작했다. 삼성 이적 후에만 20홈런을 쏘아 올리며, 올 시즌을 120경기 타율 0.231(350타수 81안타) 23홈런 70타점 52득점, 출루율 0.333 장타율 0.449로 마무리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4경기 타율 0.231(13타수 3안타)로 홈런이 없지만, 정규시즌 KIA를 상대로 14경기 타율 0.267(45타수 12안타) 6홈런 14타점으로 강했다. KIA에 뽑아낸 6개는 올해 박병호가 타 팀을 상대로 가장 많이 뽑아낸 홈런 수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LG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히어로즈에서 뒤늦게 재능에 꽃피운 공통점이 있다. 먼저 서건창은 2008년 LG에 육성선수로 입단해 1군 1경기 출전 후 방출 통보를 받았다. 병역 의무를 먼저 수행한 뒤 2011년 11월 입단 테스트를 통해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했다.
키움 히어로즈 시절 서건창(왼쪽)과 박병호.
박병호 역시 성남고 졸업 후 2005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했다. 그 역시 2011년 히어로즈로 트레이드된 후 KBO 대표 거포로서 자리매김했다. 풀타임 첫 시즌인 2012년 31홈런을 쏘아 올리며 정규시즌 MVP와 골든글러브를 차지했고, 이후 6시즌 연속 30홈런을 쏘아 올렸다. 히어로즈에서만 두 번의 MVP, 6번의 홈런왕, 4년 연속 타점왕 등을 차지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히어로즈 타선을 이끌며 2014년, 2019년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했으나, 각각 삼성과 두산 베어스에 막혀 좌절했다. 이후 서건창은 2021년 7월, 박병호는 2021시즌 종료 후 히어로즈를 떠났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의 아쉬움을 풀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지난해 서건창은 LG, 박병호는 KT로 각각 소속팀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다. 서건창은 한국시리즈 엔트리 탈락, 박병호는 준우승으로 두 사람 모두에게 아쉬움이 남았다.
이번 한국시리즈를 통해 두 사람 중 한 명은 무관의 아쉬움을 풀게 된다. 과연 웃는 건 서건창일까, 박병호일까.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2024 KBO 한국시리즈 엔트리. /사진=KBO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