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세 강화하는 이스라엘…헤즈볼라 '돈줄' 자금 조달기관 공격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2024.10.2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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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연계된 금융기관을 겨냥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등을 공습했다. 헤즈볼라에 유입되는 자금을 끊어 레바논 사회에 미치는 헤즈볼라의 영향력을 끊고, 재건을 방해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19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이스라엘 군의 공습을 받아 연기 구름이 솟아 오르고 있다. 2024.10.20  /AFPBBNews=뉴스119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이스라엘 군의 공습을 받아 연기 구름이 솟아 오르고 있다. 2024.10.20 /AFPBBNews=뉴스1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을 종합하면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헤즈볼라와 연계된 금융협회인 '알카드 알하산'의 지부 세 곳을 공습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다니엘 하가리 IDF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IDF는 헤즈볼라의 알카드 알하산 협회에 속한 기반 시설을 공격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레바논 주민들은 즉각 철수하라"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로 이 경고가 있고 약 한 시간 뒤 공습이 시작된 것이다.

다만 이 지역 주민들은 공습 전 경고에 따라 모두 대피해 아직까지 사상자가 보고되지는 않았다. 목격자들은 로이터통신에 "인근에 있는 주민들이 대피를 위해 쏟아져 나오면서 교통 체증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알카드 알하산은 헤즈볼라가 재정 관리를 위해 이용하고 있는 자금 기관으로 1983년에 설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시아파 신도들을 상대로 무이자 대출을 제공하며 레바논 전역에 30개 이상의 지부를 두고 있다. 이 중 15개는 베이루트 중심부와 교외의 인구 밀집 지역에 위치했는데, 대다수의 지점이 주거용 건물의 지상층에 있어 이를 겨냥한 공습이 진행될 경우 민간인 피해가 우려됐다.

이 기관은 2007년부터는 미국에 의해 제재를 받고 있다. 당시 미국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테러 단체의 금융 활동을 관리하고 국제 금융 시스템에 접근하기 위한 위장 수단으로 이용됐다"며 미국 관할권 내에 있는 이 조직 관련 모든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인이 이들과 거래하는 것을 금지했다. 실제 이스라엘 정보 당국의 한 고위 관리는 "이 회사가 헤즈볼라의 운영 자금을 지원하는 데 필수적 요소"라고 설명했다.

알카드 알 하산은 이날 이스라엘의 표적 공습 경고 뒤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파산 신호"라며 "고객들의 자금이 안전하게 보호되도록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반면 이스라엘 고위 정보 당국자는 이번 공격과 관련, "헤즈볼라의 무기 저장고나 지휘 및 정보센터가 아닌 금융 시스템을 표적으로 삼은 것은 헤즈볼라의 일상적인 운영을 방해하고, 레바논 사회에서 헤즈볼라의 지지를 약화시키려는 것"이라며 "전쟁 중뿐만 아니라 전쟁 후에도 헤즈볼라가 경제기능을 재건하고 재무장할 수 있는 능력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NYT와 AFP통신 등은 "이번 공습은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전쟁이 명백히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실제로 IDF는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점차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이날 IDF는 베이루트 남부에 위치한 밀집 주거 지역 다히예를 공습해 레바논군 3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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