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은행 이용 애로사항/그래픽=김지영
은행들이 국내 거주 외국인 260만명을 잡기 위해 여러 서비스를 내놓고 있지만 언어·문자가 달라 느껴지는 '소통의 벽'은 여전히 높다. 생각과 다르게 신용카드를 발급받기도 하고 통장 개설부터 ATM(자동입출금기기) 이용까지 비교적 쉽다고 생각하는 일에서도 애로사항이 발생한다.
특히 외국인 금융 소비자들은 특히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 국내 거주 외국인의 약 27.4%가 '언어'를 한국 생활 적응에 가장 어려운 점으로 꼽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외국인은 신용카드 발급이 까다로운데 유학생은 신원이 비교적 분명해서 소액 한도로 발급이 가능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은행 관계자 역시 "오해라면 '소통 오류'가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월급통장 개설과 같은 간단한 일도 외국인에겐 긴장의 연속이다. 외국계 무역회사를 다니는 튀르키예인 아이작씨(35)는 한국과 튀르키예를 오간지 7년이지만 올해 초에서야 국내 은행의 월급통장을 만들었다. 아이작씨는 "계약서에 아주 작은 글씨들이 있는데 한국말(한글)이라서 잘 몰랐다"며 "안 좋은(불리한) 말이 써있을까봐 긴장했다"고 설명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카자흐스탄인 30대 알만씨는 ATM 앞에서 진땀을 뺐다. 지난 2월 365코너에서 돈을 인출하는데 에러코드가 화면에 뜨면서 투입했던 체크카드가 명세표와 함께 도로 나왔다. 다른 기기에 해봐도 똑같았다. 알만씨는 "밤이라서 물어볼 사람도 없었다"며 "나중에 한국친구가 종이(명세표)에 한국어로 '하루 인출금액 초과'라고 써있다고 알려줬다"고 말했다.
다만 외국인들은 모두 한국의 금융 업무 속도에 놀랐다. 스마트폰 뱅킹 덕분에 송금도 쉽고 창구 업무도 외국보다 빨라 시간도 아낀다고 했다. 은행들이 각종 통역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인 특화 점포'를 더 많이 알렸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알만씨는 "외국인을 위한 은행이 따로 있는 줄 몰랐다"며 "방문해봐서 내가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더 있는지 알아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