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뉴시스] 최진석 기자 = 필리핀·싱가포르 국빈방문 및 한·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환영나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4.10.11. [email protected] /사진=최진석
윤 대통령은 21일 오후 4시30분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 비서실장이 배석한 가운데 한 대표와 면담할 예정이다. 이번 면담에서 의제는 제한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핵심은 김 여사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입장에선 독대보다는 배석자를 둔 면담의 형식을 관철한 만큼 합의되지 않은 사안이 공개돼 양측의 오해와 반목이 더해지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정 실장이 배석하는 만큼 양측이 이날 만남의 결과를 두고 진실게임을 벌이는 일은 없을 것이란 얘기다. 이를 두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누군가와 면담할 때 비서실장이나 관련 수석이 배석하는 것은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를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대부분의 의제가 외부로 알려진 만큼 윤 대통령의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많지 않다고 본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만남이 '빈손'에 그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얘기를 들어보겠다'는 수준에서 회동이 이뤄지고 사진만 남기는 데 그친다면 당정관계가 다시금 요동칠 수 있다. 여권 내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의 골이 깊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 입장에선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안고 가는 것은 부담일 수 있다. 당장 김 여사에 대한 여론의 반응이 따갑다. 한국갤럽이 지난 15~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응답자의 67%가 '김 여사의 공개 활동을 줄여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53%)과 보수층(63%)에서도 절반 넘게 같은 의견을 보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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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를 대승적으로 수용해 단계적인 후속 조치에 나서는 시나리오가 유력해 보인다. 우선적으로 김 여사의 일정 등을 전담할 제2부속실 설치를 서두를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통해 김 여사의 활동을 공적 시스템 안에서 관리하겠다는 점을 명확히 천명하는 것이다.
이에 더해 국정감사 이후 연말 대통령실 참모진 개편을 통해 논란이 된 인사를 정리하는 식으로 한 대표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여권 일각에선 김 여사의 사과나 특별감찰관 임명 등도 검토될 수 있는 후속 조치 과정을 보고 있다. 큰 틀에서 한 대표의 요구를 들어주지만 한 대표에게 끌려다니는 것이 아닌 윤 대통령이 주도하는 형태가 돼야 한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기류다.
여권 관계자는 "이번 회동의 관건은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를 어느 정도로 받아들여 후속 조치에 나설 것인지에 달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