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전기자동차 배터리관리시스템용 고전압 MLCC/사진제공=삼성전기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가 핵심 부문인 MLCC와 FC-BGA부문에서 기존 IT 위주 응용처에 더해 AI와 전장용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가속화 중이다.
삼성전기, 위기 돌파구는 AI·전장용 MLCC&FC-BGA/그래픽=최헌정
스마트폰과 PC 등에 AI기능을 자체 탑재하는 온디바이스 AI 제품이 늘어나는 것도 MLCC 산업에 호재다. 기존 PC 대비 AI용 PC의 경우 MLCC 탑재량이 20% 이상 많다. 글로벌 AI용 MLCC 시장에서 삼성전기의 점유율은 35% 이상으로, 일본의 무라타와 함께 1~2위를 다투고 있다.
삼성전기 반도체 패키지 기판/사진제공=삼성전기
삼성전기의 AI·서버용 FC-BGA는 기존 FC-BGA보다 제품 면적은 6배, 내부 층수는 2~3배인 20층 이상을 구현한 고성능 제품이다. 고속신호 처리를 용이하게 하고, 열적 특성을 향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삼성전기의 서버용 FC-BGA 매출이 지난해 대비 2배 증가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FC-BGA 산업 전체 매출 내 서버(응용처) 비중은 올해 약 25%에서 내년 30~40%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자동차의 전동화 트렌드에 따른 전장산업도 삼성전기가 새로운 성장 기회로 집중 중이다. 순수 내연기관 자동차 1대에 반도체 칩이 평균 200~300개 가량 탑재된다면 전기차는 1000개, 자율주행차는 1000~2000개 이상이 필요하다. 삼성전기는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에 먼저 진출한 후 전기자동차 시장 확대에 발맞춰 고전압 MLCC도 개발했다. 고전압 MLCC는 고속충전과 주행거리 증가를 위한 배터리시스템 고전압화에 따라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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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삼성전기 MLCC의 전장용 매출 비중은 2021년 한자리수대에 불과했지만, 불과 2년만인 지난해 20%를 넘어섰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MLCC와 반도체 기판 등을 합친 전장 전체 응용처에서는 올해 매출 2조원을 찍겠단 목표다.
다만 AI와 전장용 응용처는 신산업으로, 큰 성장성에 비해 현재 삼성전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진 않다. 삼성전기가 장기적 관점에서 체질 개선에 나선 이유다. 오는 29일 발표하는 3분기 실적에서도 이같은 '내실 다지기'전략을 엿볼 수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3분기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18일 기준 2조6436억원, 영업이익 2362억원이다. 3개월 전 영업이익 전망치인 2621억원보다 약 10% 감소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8%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IT 수요 부진으로 삼성전기는 3분기 실적 컨센서스가 다소 낮아졌다"면서도 "AI와 전장용 고부가 제품은 얘기가 다르다. 체질개선을 지속하면서 내실 다지기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