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주둔 유엔군 "이스라엘, 고의로 5번 공격…백린탄 사용 정황"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4.10.1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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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평화유지군 대변인 "레바논 철수 없다"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FIL) /로이터=뉴스1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FIL) /로이터=뉴스1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FIL)은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레바논 무장 정파)와 교전 중인 이스라엘군으로부터 여러 차례 고의적인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안드레아 테넨티 UNFIL 대변인은 이날 화상 브리핑에서 "우리는 여러 번 (이스라엘군의) 표적이 됐다"며 "레바논 남부에서 작전 중인 이스라엘군이 고의로 5차례나 (유엔군을) 공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UNFIL 기지 영역에 진입해 45분간 머문 적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몇 달 전 조사에서 이스라엘군이 UNFIL 기지 근처에서 백린탄을 사용한 흔적도 발견됐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도 보고됐다"고 전했다.

백린탄은 발화점이 낮은 백린을 이용해 대량의 연기와 화염을 내뿜도록 만들어진 무기다. 백린탄 사용으로 발생한 화염과 연기는 호흡기 감염이나 장기 부전의 위험이 높고, 사람의 뼈까지 타들어 가는 등의 치명상을 입힐 수 있어 민간인 주거 지역 인근에서의 사용은 국제법상 금지돼 있다.



인권 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앞서 가자지구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해 10월16일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두하이라 공격에 백린탄을 사용했다고 주장했고, 워싱턴포스트(WP)는 이때 사용된 백린탄이 미국에서 공급받은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이스라엘군은 "합법적인 전쟁 수단만 사용한다"며 원론적인 입장에 그쳤다.

2023년 11월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에 백린탄을 사용하는 모습 /로이터=뉴스1 2023년 11월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에 백린탄을 사용하는 모습 /로이터=뉴스1
한편 UNFIL은 이스라엘군의 공격에도 레바논에 지속해서 주둔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UNFIL이 사실상 헤즈볼라의 인간 방패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유엔군의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테넨티 대변인은 "블루라인(유엔이 설정한 이스라엘과 레바논 경계선)을 따라 심지어 그 너머까지 (이스라엘군에 의한) 많은 마을의 황폐화와 파괴는 충격적"이라며 "UNFIL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나 중요하고, 우리는 여기에 있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 지역(레바논)이 안정과 평화를 되찾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18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직접 방문해 UNFIL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맹비난했다. 멜로니 총리는 이날 나집 미카티 레바논 총리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UNFIL을 표적으로 삼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며 UNFIL의 레바논 주둔과 강화를 주장했다. 유엔군은 지난 10일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주둔 UNFIL 본부와 이탈리아 기지 2곳에 탱크 포격을 가했고, 이 과정에서 국제 평화유지군 2명이 다쳤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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