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스코어보드-국방위] 육해공군 병력 급감…여야 안보 위기에 똘똘 뭉쳤다

머니투데이 계룡(충남)=김인한 기자 2024.10.1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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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024 국정감사] 국회 국방위원회-육해공군·해병대

[300스코어보드-국방위] 육해공군 병력 급감…여야 안보 위기에 똘똘 뭉쳤다


17~18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방부 등 국정감사 = 강대식(국), 강선영(국), 김민석(민), 김병주(민), 박범계(민), 박선원(민), 박찬대(민), 부승찬(민), 안규백(민), 유용원(국), 임종득(국), 조국(조), 추미애(민), 한기호(국), 허영(민), 황희(민), 성일종(국, 위원장), 박안수(육군참모총장), 양용모(해군참모총장), 이영수(공군참모총장), 김계환(해병대사령관)

17~18일 국회 국방위원회의의 육해공군·해병대 국정감사에선 여야 의원들 대다수가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병역자원 감소 문제를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초급·중견간부 처우와 주거환경 개선 등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여야 간 충돌은 거의 없었지만 입장 차이가 컸던 주제는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등에 관한 것이었다.



여야 간 일부 고성이 오갔지만 파행하지 않은 배경엔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방위원장의 진행도 한몫했다. 성 위원장은 야당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 등을 보장하면서도 자신이 준비해 온 질의는 "위원장이 너무 길게 하면 주책"이라며 서면 질의로 대체했다. 서해상에서 중국 해군이 우리 해역에 무단으로 들어오는 문제를 거론하며 철저한 대책 마련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번 국감에선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이 여러 미래 어젠다(의제)를 제안해 높은 관심을 끌었다. 그는 70여년간 유지해온 경계작전 개념을 전면 전환해야 한다고 거듭 제안했다. 군이 과학화 경계작전 체계를 도입했고 병역자원 감소 문제에 직면했음에도 여전히 경계작전에 다수의 병력을 투입하는 게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또 병역자원 감소로 사단급 신병교육대대가 줄어드는 상황을 대비해 '제2의 논산 육군훈련소' 개념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해군에는 2019년 1월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한강하구 해도를 넘겨준 사실을 지적하며 북한의 침투 전술 등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해군력 증강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해군의 병사와 간부 획득률이 저조하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허영 민주당 의원은 비판적인 질의를 다수 준비했음에도 육해공군을 존중하는 품격 있는 태도를 선보였다. 국방부 국감 때 지적한 군 급식 개선과 초급·중견간부 처우개선 등의 복지 증대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해군과 해병대에는 간부 지원율 제고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은 관련 질의에 "절박한 심정"이라며 다양한 해법을 제시했다.

허 의원은 북한의 해상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고 우크라이나에 파병은 못해도 참관단은 보내야 한다는 여당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또 공군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스 노고에 감사하다면서도 블랙이글스의 주둔지가 있는 강원도 횡성군 주민들이 소음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실을 공론화하며 시정을 요구했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준비된 자료에 국한하지 않고 시의적절한 질의로 다양한 토론을 이끌었다. 한 의원은 우크라이나에 우리 육군 등도 최소한 전쟁 참관단을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최근 러시아에 특수부대 등 병력 1만2000명을 우크라에 보냈다는 추정이 나온 만큼 우리 군도 현장 동향을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한 의원은 육군 사관학교와 3사관학교 통합, 학군장교(ROTC)와 학사장교 통합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병역자원 감소에 따라 2개의 학교가 합쳐질 경우 장병 육성체계에 변화를 주지 않고도 미래 대비가 가능하다는 의미였다. 미국식 전투훈련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황희 민주당 의원은 최근 5년간 해군 조종사 113명을 각각 수억원 들여 양성했는데 59명이 전역한 문제를 짚었다. 59명이 나갔을 때 해군의 손실은 약 1000억원에 달한다는 게 황 의원의 설명이다. 하지만 59명에게 연봉 5000만원씩 올려주면 이보다 적은 600억원만 든다며 국가적으로 400억원 이득이라고 주장했다. 공군에도 조종사 유출 문제를 거론하며 같은 해법을 제안해 관심을 받았다.

황 의원은 또 군인들의 자녀 교육 문제도 거듭 지적했다. 군인 대상 설문조사에서 85%가 정부의 군인 자녀 교육에 불만족스러워하는 점을 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또 군대 내 인명사고 중 자살이 가장 많다며 이를 방지하는 전담조직 운영 필요성도 제안했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선 관사를 배정받지 못해 대기 중인 육군 간부가 약 2800명이라는 지적이 돋보였다. 이들 간부들은 독신자 숙소나 부대회관과 같은 임시 거주시설에 거주하고 있다. 서울 지역에 근무하는 간부들은 60~80만원의 월세를 부담하며 영외에서 지내기도 한다.



유 의원은 30여년 군사전문기자 취재력을 발휘해 강원도 화천군 군 관사의 입주 대기 실태를 파악하기도 했다. 관련 질의 이후 육군 내 5년차 미만 초급간부들 사이에서 가장 필요한 지적을 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유 의원은 해군에 소속된 해병대의 방위력개선비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냈다.

안규백 민주당 의원 질의 중에선 육군에서 운용하는 60㎜·81㎜ 박격포를 드론으로 점진 전환해야 한다는 질의가 눈에 띄었다. 안 의원이 관련 제안을 하자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현재 화기 중대와 중화기 중대를 가칭 '드론봇(드론·로봇) 중대'로 재편하는 안을 공개했다. 안 의원은 공군 공중급유기 추가 확보 등도 촉구했다.

부승찬 민주당 의원은 기존과 달리 전문성을 발휘해 다양한 정책 질의를 선보였다. 육군을 향해 초급·중견간부 이탈, 육군 3사관학교 장교들의 낮은 장기복무율 등을 지적했다. 해군 함정근무자가 해경으로 이직하는 현상을 짚으며 복무여건 개선 필요성도 강조했다. 공군사관학교 출신으로 친정인 공군엔 우주정찰 역량 강화 등을 제안했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해병대 서북도서 장병 안전 확보에 대한 요구가 크다며 서북도서에서 의무후송헬기 운용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은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에 함정이 거의 없고 경남 진해 해군기지에 다수의 함정이 있는 것은 적의 주요 타격 목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국방부 등에 대한 국감에선 참여도가 아쉬웠으나 육해공군·해병대 국감에선 자리를 지키며 다양한 정책 질의를 던졌다. 병역자원 감소에 따른 대책 마련, 군 전투식량 보급과 급식비 예산 증액 등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러시아-우크라 전쟁에서 예비군 역할이 크다면서 우리나라도 예비군이 사용하는 노후화된 장비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박범계·추미애·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에게 '채해병 순직 사건' 질의에 집중했다. 추 의원은 김 사령관이 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을 행사했고 국감에 참고인도 부르지 못하게 감사를 방해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김 사령관은 이를 반박했고 민주당 의원들이 김 사령관의 태도를 문제 삼으며 감사가 약 1시간 정회되기도 했다. 김병주 의원은 김 사령관에게 "신념화되고 괴물이 되는 모습을 스스로 봤을 때 갈등할 것"이라며 "군인으로 떳떳하게 자신의 명예를 지키고 양심 선언을 하라"고도 했다.

김병주 의원은 최근 북한이 주장하는 '한국의 무인기가 평양에 침투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공군에는 "레이더상에선 잡히지 않았다고 이해하면 되느냐"고 질의했다. 김형수 공군작전사령관(중장)이 "24시간 감시하고 있었고 특이사항은 없었다"고 말하자 김 의원은 "말을 왜 이렇게 어렵게 하느냐. 무인기를 잡았어요, 못잡았어요. 잡힌 게 있었어요, 없었어요"라며 다그쳤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이 양해를 구하며 질의가 마무리됐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육군 오전 질의 이후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김건희 여사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리자 자리를 떴다. 이후 해군과 해병대, 공군 감사 땐 현장 질의를 하지 않았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육해공군과 해병대 관련 감사에서 현장 질의를 하지 않았다.



한편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스코어보드 평가 기준은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날 스코어보드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의원들은 날카로운 정책 질의들을 펼쳤고 국감 참여도 등에 따라 순위가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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