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금융사고 366억원인데 성과급 따박따박"...농협 "입이 10개라도"

머니투데이 정경훈 기자 2024.10.1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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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024 국정감사]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협중앙회 등 대상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농협은행 금융사고액. /사진=국회방송 유튜브 캡처.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협중앙회 등 대상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농협은행 금융사고액. /사진=국회방송 유튜브 캡처.


여야가 농업협동조합 중앙회(농협중앙회)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약 5년 간 366억원 규모로 발생한 농협은행의 '금융사고' 방지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이석용 농협은행장에게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전날 금융산업의 신뢰를 훼손하는 중대 금융사고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며 "농협은행의 최근 5년여 간 금융사고 적발 현황을 확인해보니 사고액이 총 366억8322만원"이라고 말했다. 농해수위는 이날 농협중앙회·농협경제지주·농협은행·농협생명보험·농협손해보험·NH투자증권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김 의원은 "횡령 금액은 153억원, 업무상 배임 금액이 213억원"이라며 "올해는 지난 8월까지 금융사고액이 293억2852만원이다. 부동산 가치를 부풀려 대출해주거나 시제금을 꿀꺽한 횡령 등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타 은행과 비교해도 유독 사고가 잦다는 것만으로도 농협은행의 기강 해이와 내부 통제의 문제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은행장은 "지적에 공감하고 있다. 우리 농협은행을 사랑해주시는 고객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은행장 취임 이후 금융사고 건수가 대폭 증가했다. 내부 통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며 "관리감독자인 경영진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 것도 한몫한다고 본다. 경영진에 대한 처벌은 단 1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협중앙회 등 대상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농협은행 경영진 성과급 지급 현황./사진=국회방송 유튜브 캡처.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협중앙회 등 대상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농협은행 경영진 성과급 지급 현황./사진=국회방송 유튜브 캡처.
문 의원은 "금융사고는 나 몰라라 하면서 경영진 포함 임직원은 수천억원의 성과급은 꼬박꼬박 챙겨가고 있다"며 "(지난해) 3540억원 정도 되는데, 과실만 따박따박 따먹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임미애 민주당 의원은 내부 금융사고를 줄이기 위해 농협의 감사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은 "사고 얘기가 나오면 입이 10개라도 할 얘기가 없다. 상당히 부끄럽다. 이 부분을 강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며 "전산 감사를 강화할 계획이다. 인적 감사가 나가서 하더라도 감사 발견율이 낮다. 인원을 그쪽(전산 감사)으로 많이 보강해 상시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감사가 돼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임 의원은 이영현 농협중앙회 상호금융 대표이사에게 "신규공동대출 사전검토 대상이 25건"이라며 "이 가운데 사전검토를 해달라고 의뢰가 들어온 14건이었는데, 회신된 건수는 2건"이라고 했다.

이어 "사전검토는 검토 희망 건에 대해서만 이뤄지게 돼 있다"며 "일정 규모 이상의 공동대출에 대해서는 좀 더 강한 기준으로 사전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사전검토는 재정 낭비를 방지하기 위해 공동대출 실행 전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는 제도다. 100억원 이상의 건설·부동산업이 사전검토 대상이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농업협동조합중앙회, 농협경제지주 등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4.10.18.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농업협동조합중앙회, 농협경제지주 등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4.10.18. [email protected] /사진=조성봉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은 강 회장에게 "지역농협이 농민 아닌 농협 임직원들만을 위한 조직 같다는 우려가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소위 고금리 대출"이라며 "지난해 전국 지역 농협에서 거둔 이자수익이 2조4000억원 정도 된다"고 했다.

서 의원은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가 적용돼 있고 예대마진도 실제로 높은 편"이라고 했다. 강 회장은 "지역 농협에서는 농민, 조합원을 위해 금융지원이나 각종 지원 혜택 사업을 잘 열심히 하고 있다"며 "고금리 부분이 있다면 다시 한번 들여다보고 지원할 부분이 있는지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주철현 민주당 의원은 강 회장에게 "농협중앙회, 계열사 포함해 35곳 중 임원이 61명인데 여성 임원은 이모 NH선물 대표이사 1명뿐"이라며 "유리천장을 파괴하기 위한 농협의 선제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주 의원은 "농협중앙회가 법에 규정된 장애인 고용률을 못 채워 과징금을 내고 있다"며 "이 부분을 관심 가져달라"고 했다. 강 회장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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