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잇값 못 한 '환갑 여행'…버스 팔걸이 걸터앉아 '민폐 술판'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4.10.1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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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내에서 민폐 행위를 벌이던 승객들이 졸음 쉼터에서 하차 당했다. 이들은 버스기사를 경찰에 신고하는 가 하면 차가 가지 못 하도록 앞을 막아서는 행위를 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한문철TV 갈무리버스 내에서 민폐 행위를 벌이던 승객들이 졸음 쉼터에서 하차 당했다. 이들은 버스기사를 경찰에 신고하는 가 하면 차가 가지 못 하도록 앞을 막아서는 행위를 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한문철TV 갈무리


환갑을 기념해 여행에 나선 초등학교 동창 승객들 일부가 버스 내에서 '민폐' 행위를 지속하다 졸음 쉼터에서 하차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최근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는 '결국 졸음쉼터에서 버스를 세웠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28인승 버스 기사라고 밝힌 A씨는 "이런 행위가 반복되지 않으면 좋겠다"며 최근 겪은 일을 제보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환갑 기념 여행에 나선 한 초등학교 동창 남녀 18명을 버스에 태웠다. 목적지는 해미읍성이었다.

문제는 승객들이 복귀할 때 벌어졌다. 일부 승객이 홍어 회무침을 비롯해 냄새가 유독 심하게 나는 음식들과 술을 들고 승차했다. 당시 A씨가 이를 제지했으나 이들은 무시하고 버스에 탑승했다고 한다.



이후 이들은 고속도로를 달리는 내내 안전벨트를 하지 않고 버스 안을 돌아다니거나 팔걸이에 걸터앉아 술을 마셨다. A씨는 위험한 장면을 몇 차례 목격한 뒤 도저히 운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자리에 앉아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한 승객이 "사람이 안 앉았으면 가질 말라"라며 되레 화를 냈다고 한다. 마침 졸음쉼터를 지나던 A씨는 버스를 멈췄고 승객 전원을 하차시켰다.

그는 "아직 계약금 10만원만 받았는데 모든 승객이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잔금을 마무리 지어주면 다시 출발하겠다"고 안내했다. 그러자 승객들은 "다른 버스 부를 테니 넌 필요 없다. 넌 꺼져라"라면서 적반하장으로 A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또 일부는 "새 차가 올 때까지 못 가겠다"며 하차를 거부하거나 차를 막아서는 행위까지 벌였다고 한다.

A씨는 "이런 승객들을 가만두면 운전자는 생계에 위협될 만큼 벌점과 운행정지가 따라온다. 그에 비해 승객은 단순 경범죄 처벌만 받는다"며 "승객에게 좀 더 강한 법적 기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머지 운임을 아직도 못 받았다. 하지만 못 받은 운임이 중요하지 않다. 해마다 반복되는 이런 일이 제발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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