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근 토모큐브 대표 "3D 이미징 기술 'HT', 글로벌 빅파마도 관심"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4.10.21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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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손상없이 3차원 분석 가능한 '홀로토모그래피' 개발…진단·치료 모두 아우르는 기술
존스홉킨스 의대 등에 연구용 장비 판매…글로벌 표준화 경쟁력 자신

박용근 토모큐브 대표이사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회사 기술력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정기종 기자박용근 토모큐브 대표이사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회사 기술력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정기종 기자


"진단·치료에 표준화된 CT처럼 세포 분석에선 '홀로토모그래피'(HT)가 표준화 기술이 될 겁니다."(박용근 토모큐브 대표)

세포 이미징 장비와 분석 소프트웨어(SW) 전문 개발사 토모큐브가 독자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이미징 분석 표준 기술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다. 이 회사는 세포 손상없이 3차원 이미징 분석이 가능한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을 개발해 바이오 연구장비 판매 사업을 영위 중이다.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영역은 신약 개발을 위한 바이오마커 발굴과 반도체 검사 장비 등으로 넓다. 증시 입성에 발맞춰 본격적인 사업 영역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살아있는 세포 구초체 장기간 관찰할 수 있는 독자기술, 글로벌 시장 관심↑
홀로토모그래피는 세포나 오가노이드(인공 미니장기)를 고해상도로 실시간 관찰할 수 있는 토모큐브의 독자 기술이다. 현재 가장 일반적인 분석은 추출한 세포 구조체를 얇게 썰어 생체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투명한 세포 구조체를 육안으로 확인하기 위해 염색을 해야 한다. 이에 세포 손상과 변형이 불가피해 장기간 살아있는 세포를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토모큐브 홀로토모그래피는 3D 영상기술을 활용해 3차원 세포 구조체를 손실·변형 없이 분석 가능하다. 때문에 살아있는 세포 구조체를 장기간 관찰할 수 있다. 특히 장기 유사체인 오가노이드를 키워 3D 고해상도 이미지의 실시간 관찰이 가능해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로 꼽힌다.



박용근 대표는 "오가노이드 실시간 분석을 할 경우 전세계적으로 축소 움직임이 있는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정확도 역시 높일 수 있다"며 "동물실험에서 독성이 발견되지 않은 물질이 인체 실험에선 독성이 발견되는 경우가 잦은데 인체 장기와 유사한 오가노이드를 사용할 경우 변수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독성 연구와 신약 개발은 글로벌 제약사들도 주목하는 분이댜. 로슈를 비롯해 노바티스, 아스트라제네카, 머크, 화이자 등이 이미 2010년대 중반부터 적극적인 투자를 집행 중이다.

토모큐브는 이미 존스홉킨스 의과대학과 스위스연방공대 등에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이 적용된 연구용 장비를 판매 중일 뿐만 아니라,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중개과학기술센터(NCATS)와 국내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KBIOHEALTH)이 협력한 오가노이드 표준화 국책과제 수행기업으로 선정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박용근 대표는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은 진단 이후 환자에게 투약할 수 있는 최적의 치료제를 찾는 과정에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진단과 치료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기술"이라며 "이에 복수의 글로벌 빅파마들로부터 공동개발을 제안받아 세부 조건 조율을 위한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높은 이미징 분석력 기반 영역 확장…"非바이오 산업용 성과 곧 가시화"
토모큐브 HT 방식 이미징 기술 분석 경쟁력 비교 분석. /자료=토모큐브토모큐브 HT 방식 이미징 기술 분석 경쟁력 비교 분석. /자료=토모큐브
토모큐브가 다수 빅파마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배경은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의 희소성이다. 현재 전세계에서 홀로토모그래피 기술 상업화에 성공한 곳은 토모큐브와 스위스 소재 기업 2개사뿐이다. 경쟁사 제품의 경우 1세대 기술로 분류돼 해상도는 높지만 노이즈 발생과 얇은 세포만 3차원 분석이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토모큐브는 2022년 2세대 제품인 'HT-X1'을 출시해 5배 높은 측정 두께를 구현했다.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개선형 제품 'HT-X1 Max'의 경우 현재 제품 대비 두배 이상 두꺼운 대상 측정도 가능하다. 기술 우수성을 알아본 네이처 리뷰 저널은 지난해 직접 회사 측에 연락해 관련 논문 작성을 부탁했고, 해당 논문이 올 여름 '홀로토모그래피'(Holotomography)라는 기술 그대로의 제목으로 게재됐다.

박용근 대표는 "세포치료제에 사용되는 세포 분석을 위해 염색은 필요하지만 염색된 세포는 치료제에 사용할 수가 없어 일단 하나를 떼 염색해 분석하고 괜찮으면 나머지도 괜찮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방식이 사용된다"며 "체외수정도 성공률 높은 수정란을 선별해야 하는데 그 자체를 생명체로 보기 때문에 염색하는 것이 불법이라 의료진의 경험에 의존해야 하는 한계도 홀로토모그래피 기술로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은 비바이오 영역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분야가 반도체 검사다. 최근 반도체 검사는 유리기판을 이용한 방식이 부상하고 있는데 투명한 유리 특성상 기존 검사 장비로는 크랙이나 가공 누락을 정확히 검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검사 과정에서 파손되는 문제도 고질적인 단점으로 지적된다. 광원을 활용해 투명한 대상을 분석하는데 특화된 토모큐브 기술과의 궁합이 잘 들어맞는 셈이다.



박용근 대표는 "해당 사업의 경우 2026년 매출 발생을 목표로 비공개로 진행해 왔는데 최근 반도체 시장 관련 수요가 높아지면서 대형 반도체 검사 장비 기업에서 협업을 제안해 오기도 했다"며 "시장 수요를 고려해 사업화 시점을 앞당겼고, 이미 잠재 고객사와 계약을 논의 중인 만큼 당초 계획한 시기보다 이른 시점에 관련 매출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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