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식 가족' 스틸 컷 /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베이스스토리, SLL
‘조립식 가족’은 10년은 가족으로 함께 했고, 10년은 남남으로 그리워했던 세 청춘이 다시 만나 펼치는 로맨스 드라마다. 각자 사연을 가진 세 명의 아이가 두 명의 아버지와 함께 10년 동안 함께 살다가 이별하고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두 명의 아빠 윤정재(최원영), 김대욱(최무성)과 세 아이 김산하(황인엽), 윤주원(정채연), 강해준(배현성)은 남이 보기엔 특이하지만, 당사자들에겐 더없이 특별한 가족을 이룬다.
'조립식 가족' 스틸 컷 /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 베이스스토리, SLL
'조립식 가족' 스틸 컷 / 사진=하이지음스튜디오, 베이스스토리, SLL
하지만 호적 같은 증명이 없기에 이들의 관계에 균열을 내려는 이들도 있다. 균열을 내는 건 이들과 실제 혈연으로 엮인 자들이다. 권정희(김혜은)는 10년 동안 연락 한번 없이 살다가 재혼한 남편 사이에서 낳은 7살 딸과 함께 전 남편 김대욱과 아들 김산하 앞에 갑자기 나타난다. 정희의 입에서 나오는 모진 말은 대욱과 산하뿐만 아니라 시청자의 혈압까지 오르게 한다. 정희는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필터 없이 막말을 뱉으면서도 산하에게 “가족끼리 같이 사는 게 맞는 거잖아”라고 말한다. 이 말에 대한 산하의 대답을 통해 이 드라마가 강조하고자 한 메시지를 또렷이 보여준다. “전 그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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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재, 김대욱, 김산하, 윤주원, 강해준. 다섯 인물은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본 모습 그대로를 납득한다. 먹보 주원에게 “여자가 그래서 쓰나” 같은 말보다 좋아하는 케이크를 함께 먹어주며 서로의 모습을 바꾸려 하지 않는 존중 속에서 함께 살아간다. 잘못은 바로잡아주되 그 이상의 간섭이나 지적도 없다. 혈연으로 맺어진 이들보다 더 깊게 본연을 이해하는 것이 피를 앞서는 이들의 매듭이다. 그렇게 ‘조립식 가족’은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지탱하기 위해 인정의 성취를 강조하며, 그것이 결여된 권정희 같은 인물을 통해 가족의 아이러니를 진단한다.
무엇보다 최원영, 최무성, 김혜은 등 중견 배우들의 훌륭한 무게중심이 있었기에 가족의 새로운 정립을 더 미덥게 만든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이 주제를 중화하는 건 젊은 피 황인엽, 정채연, 배현성이다. 특히 남매처럼 자란 세 인물에겐 로맨스가 예고됐다. 4회까지 공개된 상황에서 정채연을 바라보는 황인엽의 눈빛은 벌써 유죄다. 감동과 설렘, 두 가지 모두가 공존하는 작품이 수요일 안방극장에 살포시 안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