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이친자', OTT타고 본방까지 상승할까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2024.10.1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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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사진=MBC


MBC 새 금토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이하 '이친자')가 방송 2회 만에 시청자들의 호평을 쓸어 담고 있다. 첫 주 OTT를 중심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은 가운데 관건은 본방송으로 이를 이어가는 것이다.

지난 11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친자'(연출 송연화, 극본 한아영)는 국내 최고의 프로파일러가 수사 중인 살인사건에 얽힌 딸의 비밀과 마주하고, 처절하게 무너져가며 심연 속의 진실을 쫓는 부녀 스릴러 작품이다. 배우 한석규는 '내 딸이 누군가를 죽였다면?'이라는 상상조차 힘든 난제에 던져진 아빠 장태수를 맡았다. 거짓말이 공부만큼 쉬운 장태수의 딸 장하빈 역에는 채원빈이 나선다.



'이친자'는 첫 방송 이후 넷플릭스 국내 TOP10 시리즈 부문 1위에 오르며 뜨거운 기세를 자랑했다. 키노라이츠 콘텐츠 랭킹 차트에 따르면 '이친자'는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쿠팡플레이, 웨이브 등 다시 보기가 가능한 모든 OTT에서 1위를 싹쓸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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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2화 만에 깐깐한 한국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 있던 건 두 주연 배우의 탁월한 연기력이다. 한석규는 '이친자'를 통해 MBC 드라마에 무려 30년 만에 복귀했다. 시청자들의 관심이 쏟아진 것은 물론 한석규 역시 제작발표회에서 자신의 MBC 전속 계약서를 보여줬을 정도로 남다른 애착을 가졌다.

작품이 공개된 뒤 한석규는 명불허전의 연기력을 보여줬다. 장태수는 아빠로서 딸을 믿어야 하는 마음과 프로파일러로서 의심이 드는 상황을 넘나들어야 하는 인물이다. 범인을 향한 단서가 계속해서 딸을 지목하는 상황에서 한석규는 장태수가 느끼는 확신과 공포를 오가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굳이 대사가 없더라도 눈빛, 표정만으로도 한석규의 압도적인 연기는 화면을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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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빈을 맡은 채원빈 역시 상당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무려 그 한석규와 맞붙어야 하는 캐릭터지만 전혀 밀리지 않는 연기로 팽팽한 긴장감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석규와 채원빈이 나누는 대사는 그리 많지 않지만 단숨에 분위기를 압도하고 있다.

일만 하느라 딸을 돌보지 못한 장태수가 딸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것처럼 시청자들 역시 장하빈이라는 인물에 대해 많은 것을 모르고 있다. 마음속 빗장을 단단하게 걸어 잠근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채원빈은 계속해서 시청자들에게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심상치 않은 '이친자', OTT타고 본방까지 상승할까
연출을 맡은 송연화 감독은 섬세한 연출로 한석규와 채원빈 사이를 표현하고 있다. 부녀의 멀어진 마음의 거리를 길게 배치한 식탁으로 드러내는가 하면 딸의 빈자리를 보며 술을 마시던 태수의 잔을 타고 흐르는 물방울과 비 내리는 장면을 연결하며 복잡한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첫 2화에서 '이친자'는 계속해서 범인은 장하빈이라는 암시를 던지고 있다.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하빈은 그 암시를 확신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확신하는 순간 기가 막힌 반전을 선사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쉽게 방심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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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두 번의 방송으로 강한 임팩트를 남긴 '이친자'는 OTT에서 강세를 보여줬지만, TV 시청률 측면에서는 조금 더 상승할 여지가 남아있다. '이친자' 첫회는 5.6%의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2회에서는 4.7%로 소폭 하락했다. 경쟁작들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300억 대작으로 김태리가 출연하는 tvN '정년이'는 단 2회만에 시청률을 8.2%까지 끌어올렸다. 통쾌한 사적 복수를 다룬 박신혜 주연의 SBS '지옥에서 온 판사' 역시 시청률을 끌어올리며 가장 최근 방송에서는 13.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친자'는 총 10부작으로 보통의 드라마보다 더 짧은 구성이다. 빠르고 간결한 구성으로 치고 나갈 수 있는 동시에 OTT에서 보던 시청자를 TV로 끌어모으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다는 약점이 될 수도 있다. 기대감을 충족시켜준 '이친자'가 OTT에서의 기세를 TV까지 끌어모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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