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7일, 포니정재단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타워에 있는 포니정홀에서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을 개최하고 올해 수상자로 한강 작가를 선정했다. 한강 작가(가운데)가 故 정세영 HDC그룹(前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부인 박영자 여사(왼쪽)와 정몽규 포니정재단 이사장과 17일 강남구 현대아이파크타워에서 열린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HDC현대산업개발
한 작가는 17일 서울 강남구의 현대아이파크타워에서 열린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수상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노벨 위원회에서 수상 통보를 막 받았을 땐 사실 현실감이 들지 않아서 그저 침착하게 대화를 나누려고만 했다"며 "전화를 끊고 언론 보도까지 확인하자 그때에야 현실감이 들었다"고 노벨문학상 수상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저의 일상이 이전과 그리 달라지지 않기를 저는 믿고 바란다"며 "저는 제가 쓰는 글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사람이니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계속 써가면서 책 속에서 독자들을 만나고 싶다"고 소망했다.
노벨문학상에 대한 짧은 소회 이후엔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수상에 대한 소감을 발표했다. 한 작가는 "약 한 달 뒤에 저는 만 54세가 된다. 통설에 따라 작가들의 황금기가 보통 50세에서 60세라고 가정한다면 6년이 남았다"며 "물론 70세, 80세까지 현역으로 활동하는 작가들도 있지만 그것은 여러 모로 행운이 따라야 하는 일이니, 일단 앞으로 6년 동안은 지금 마음속에서 굴리고 있는 책 세 권을 쓰는 일에 몰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그렇게 쓰다 보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그 6년 동안 다른 쓰고 싶은 책들이 생각나, 어쩌면 살아 있는 한 언제까지나 세 권씩 앞에 밀려 있는 상상 속 책들을 생각하다 제대로 죽지도 못할 거라는 불긴한 예감도 든다"면서도 "다만 그 과정에서 참을성과 끈기를 잃지 않기를 희망하고 있다. 동시에 일상의 삶을 침착하게 보살피는 균형을 잡아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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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저는 1994년 1월에 첫 소설을 발표했으니, 올해는 그렇게 글을 써온 지 꼭 30년이 되는 해"라며 "이상한 일은, 지난 30년 동안 나름으로 성실히 살아내려 애썼던 현실의 삶을 돌아보면 마치 한줌의 모래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듯 짧게 느껴지는 반면, 글을 쓰며 보낸 시간은 마치 30년의 곱절은 되는 듯 길게, 전류가 흐르듯 생생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한편 포니정재단은 이날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서 올해 수상자인 한강 작가에게 시상했다. 정몽규 포니정재단 이사장은 "한강 작가는 1990년대 초반 문단에 등장한 이후 꾸준한 작품활동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 독자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아왔다"며 "언어와 소재의 한계에 얽매이지 않고 매번 새로운 작품을 통해 독자에게 감정의 진폭을 불러일으키는 한강 작가의 문학적 혁신과 도전의 행보에 박수를 보낸다"라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