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평균 70세, 韓연구자 정년 61세"…과방위 국감, 처우개선 요구

머니투데이 배한님 기자, 박상곤 기자 2024.10.17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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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국정감사]

류광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17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류광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17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한국연구재단 등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산하 기관 국정감사에서 과학기술계 종사자의 처우 개선과 연구기관 보안, 지방 쏠림 문제 해결 방안 등을 논하며 '정책 국감'을 치렀다. 정쟁으로 얼룩졌던 방송통신위원회·공영방송 관련 국감과 180도 다른 모습이다.

국회 과방위는 17일 대전 카이스트(KAIST)에서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와 소관 출연연 23개·과기정통부 직할 기관 29개 등 53개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했다.



이날 국감에서 가장 뜨거웠던 주제는 과학기술계 연구원 등 종사자 처우 개선이었다. 여야 의원들은 PBS 제도 개선, 출연연 연구자 정년 연장, 무기계약직 육아휴직 보장 문제 등과 관련해 질의했다.

황정아 의원은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으로 해외 학회 출장이 취소되고 연구 소모품을 사지 못해 실험도 진행하지 못하는 등 연구 중단 사례가 끊임없이 터져 나온다"며 "이런 상황에서 과학기술분야 노벨상을 꿈꿀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김장겸 의원도 "23개 출연연의 정부출연금 대비 인건비 비중은 평균 44%에 그친다"며 "부족한 인건비를 충당하기 위해 10억원 미만 소규모 과제를 따내려는 경쟁에 매달리며 연구의 질이 떨어지고, 연구 개발 사업이 파편화되고 있다"고 했다.

신성범 의원은 "노벨상 수상자 평균 연령이 70세인데, 출연연 연구자 정년은 만 61세"라며 "정년을 65세로 연장해 출연연 종사자들이 더 기여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출연연 연구원 평균 연봉이 3900만원에 불과해 대기업에 비하면 열악한 수준"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우영 의원은 카이스트 무기계약직의 열악한 근로환경에 대해 지적했다. 심은형 카이스트 위촉행정원은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해 "저희 무기직 선생님들은 육아휴직 후 원직 복직을 담보할 수도 있고 이 과정에서 급여를 깎아 다시 계약하자는 제안도 듣는다"며 "애를 낳으면 벌 받는다, 육아휴직을 가면 벌 받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출연연 등 국감에 참석한 기관장들도 의원들의 지적에 동의하며 과학기술계 종사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서는 외부 간섭 없이 꾸준히 연구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한국 노벨과학상 수상자 배출을 위해 "세상에 없던 새로운 연구를 한 사람이 20~30년 후 성과를 인정받고 노벨상을 탈 수 있다"며 "연구자가 새로운 연구에 장기적으로 도전할 수 있도록 (정부가) 간섭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제1차관도 "적극적으로 해결 방안은 모색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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