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땅굴서 러시아 무기 나와"…네타냐후 계산된 발언?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2024.10.1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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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27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속개된 79차 유엔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AFPBBNews=뉴스1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27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속개된 79차 유엔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활동하는 땅굴에서 최신 러시아 무기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1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게재된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와 인터뷰에서 "헤즈볼라가 리타니 강 일대에서 땅굴과 지하 은신처 수백 곳을 건설했다"며 "이곳에서 러시아 최신 무기 상당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리타니 강은 이스라엘과 가까운 레바논 남부에서 흐르는 강으로, 리타니 강 이남에 설정된 완충지대에서는 레바논 정부군과 유엔 평화유지군(UNIFIL)만 무장할 수 있다. 2006년 이스라엘 헤즈볼라 전쟁 종식을 위한 유엔(UN·국제연합) 결의에 따른 조치다.



AFP는 이스라엘 측 인사들이 앞서 외신을 통해 같은 주장을 내놓은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이 레바논 지상작전 도중 현지에서 러시아, 중국제 대전차 무기를 발견했다는 것.

네타냐후 총리가 비슷한 주장을 다시 편 데에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러시아로 돌리기 위한 계산이 있을 수도 있다. 이달 들어 IDF는 레바논과 이스라엘 사이 완충지대에 주둔 중인 UNIFIL 기지 인근에서 여러 번 폭발을 일으켰다. UNIFIL 파견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은 이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UNIFIL은 IDF가 고의로 기지 인근을 폭격한 것으로 보고 있다. IDF는 레바논 지상작전에 걸림돌이 된다며 UNIFIL 주둔지 변경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IDF는 헤즈볼라가 UNIFIL을 방패삼을 목적으로 기지 인근에서 무장활동을 벌이는 탓에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UNIFIL을 IDF 작전지역에서 철수시키라고 촉구한 바 있다.

르피가로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의 목적은 레바논 국경지대 인근에서 거주하던 국민들을 안전하게 귀가시키는 것"이라며 레바논 지상작전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레바논 국경지대 인근에서 피난길에 오른 이스라엘 국민은 6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유엔은 레바논 측 피난민이 12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 공습으로 레바논에서 1373명의 사상자가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AFP는 실제 사망자는 이보다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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