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사장이 노발대발"...김재섭, 구영배 '국회서 거짓말' 의혹 제기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이창섭 기자 2024.10.1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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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이복현 금감원장 "저희도 통탄스럽게 생각···강한 감독권 갖게 되면 앞으로 이런 일 없도록 챙겨볼 것"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사진=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사진=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


1조원대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를 빚은 티메프(티몬·위메프) 사건의 주요 피의자인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지난 7월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 나와 사실과 배치되는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긴급하게 입수한 자료 몇 가지를 공개한다"며 "구영배 대표가 직접 큐텐 계열사 임원들에 보낸 이메일 일체다. 구 회장이 지난 (7월) 긴급현안질의에서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했는지 짚어 드리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현안질의 당시) 제가 구영배 대표에게 '돈이 어딘가에 있을 것이고 거기에 대해 아는 바가 있는지'를 질문했었는데 '관여한 바 없다, 실질적 지배를 한다고 돈을 관리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는 말을 분명히 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 대표가 2023년 6월, 8월에 임원에 보낸 이메일 내용을 가리키며 김 의원은 "'6월 상품권 판매액의 한도가 티몬이 1900억원, 위메프가 700억원' '판매자별 월 정산액이 월 판매액을 넘지 않는다'라고 (구 대표가) 구체적으로 지시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구 대표는 (긴급현안질의 당시) '제가 경영에 대해, 프로모션에 대해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이메일 지시사항을 보면 '사업부서 마케팅 부서는 몇 % 하시고' 란 내용이 적혀 있고 직원이 보낸 이메일을 보면 '구 사장님께서 강하게 질책하셨고 노발대발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실질적으로 구영배 대표가 다 좌지우지하고 있었다란 생생한 증거라고 볼 수 있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다른 메일을 보면 구 대표가 임원에게) '손실률 2% 수준으로 일상 상품권 판매를 늘리는 테스트를 진행하고'라고 지시하는 부분이 있다"며 "(해당 이메일이 2022년 발송된 점을 들어) 굉장히 오랜 시간 현금 유동화를 하려고 했던 노력들이 굉장히 많이 보인다. 이렇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 이메일 자료를 근거로 미국 이커머스 플랫폼 위시 인수 과정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구 대표가 (현안질의에서) 위시 인수에도 현금이 들어가진 않았다. 티몬과 위메프 미정산자금은 저희 큐텐 그룹으로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고 했지만 이메일을 보면 '아시듯이 위시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계획이 조금 더 세밀화돼야 하는 상황' '현재~4월10일까지 상품권 판매가능 최대금액' 등이 적시돼 있다. 분명히 어딘가로 현금이 모이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금감원은 어느 돈으로 위시를 어떻게 인수했는지 파악하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같은 지적에 이복현 금감원장은 "당시 현안질의 자리에서의 구 대표 얘기 중 상당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들은 지금 이 시점 어느 정도 인식을 하고 있고 자금 운용 등 중요 의사결정에 관여한 걸로 저희도 보고 있다"면서도 "구체적 공모 관계랄지 이런 것들은 저희가 실제로 모르는 부분도 있고, 안다 하더라도 검찰 수사 때문에 적극 말씀은 못 드린다. 검찰 수사가 될 때 잘 상의해 설명드리겠다"고 말했다.



또 "이런 세세한 이메일 등에 있는 내용까지 몰랐던 부분에 대해 저희도 통탄스럽게 생각하고 다시 한번 죄송하단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에 입법안이 마련된 것들에 대해 저희가 더 강력한 감독권, 시정 권한을 갖게 되면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챙겨 보겠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이복현(가운데)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진흥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10.17.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이복현(가운데)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진흥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10.17. [email protected] /사진=조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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