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 '그랩바디-B' 및 그랩바디-B 기반 'ABL301'.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17일 업계에 따르면 로슈는 이달 29일~11월1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2024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 콘퍼런스'(CTAD)에 참가, 아밀로이드 베타 항체에 BBB셔틀을 적용한 자사 이중항체 '트론티네맙'의 1b·2상 데이터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트론티네맙은 로슈가 기존 임상 3상에서 개발에 실패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 '간테네루맙'에 BBB셔틀을 붙인 이중항체다. 로슈는 CTAD에서 고용량 28주차 장기 코호트(Extended Cohort) 데이터를 처음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슈·디날리 테라퓨틱스 등 주요 경쟁사가 트랜스페린 리셉터(TfR)를 활용하는 것과 달리 뇌 발현율이 높은 'IGF1R'(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 1 수용체) 물질을 BBB셔틀로 활용, 그랩바디-B 플랫폼을 개발해 차별점을 뒀다. 회사는 안전성 측면에서 기술력을 자신한다. 에이비엘바이오에 따르면 원숭이에 디날리의 TfR셔틀 이중항체와 그랩바디-B 이중항체를 각각 투여 후 30여일간 혈액세포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디날리의 셔틀 이중항체 투여 후 적혈구 감소가 나타났다. 동물실험기관 담당 수의사는 이를 '일시적인 빈혈'로 해석했다.
효율성 확보에서도 우위에 있다는 게 에이비엘바이오 측 설명이다. 근거는 '방향성'이다. 에이비엘바이오가 활용하는 IGF1R은 BBB를 구성하는 뇌 내피세포에서 뇌를 통과하는 쪽에 상당 수준 발현하는 타깃이다. 반면 TfR은 뇌 내피세포에서 뇌를 통과하는 쪽뿐 아니라 뇌에서 혈액으로 나가는 방향으로도 많이 발현된다. 즉 IGF1R은 일방향, TfR은 양방향성의 특징을 보이는 것인데, 양방향성을 띨 경우 뇌로 약물이 정확하게 전달되기 어렵다. BBB셔틀을 타고 들어간 약물이 다시 세포 쪽으로 나올 수 있는 만큼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ABL301은 임상 1상까지는 에이비엘바이오가, 2상부터는 사노피가 진행하게 된다. 업계에선 내년 초쯤 임상 1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ABL301 외에도 그랩바디-B 기반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겠단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그랩바디-B의 확장성 관련 다양한 모달리티와 항체들을 결합·개발 중"이라며 "현재 미충족 수요를 고려한 새로운 알츠하이머 프로젝트를 진행 중으로, ARIA(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 부작용 등 현재 신약의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