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2명 제재 검토하고 있다"…이스라엘 압박 키우는 영국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4.10.17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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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머 총리 "이스라엘 국가안보부·재무부 장관 제재 고려 중"

영국 정부의 제재 부과 검토 대상이 된 이스라엘의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부 장관(왼쪽)과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 /로이터=뉴스1영국 정부의 제재 부과 검토 대상이 된 이스라엘의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부 장관(왼쪽)과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 /로이터=뉴스1


중동 정세를 불안케 하는 이스라엘의 거침없는 행보에 미국, 유럽 등 서방이 강력한 경고음을 내는 가운데 영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 영국은 앞서 가자지구 등 중동 지역의 민간인 피해를 지적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출 허가 350건 중 약 30건을 제한했다.

16일(현지시간) BBC·CNN·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영국은 이스라엘의 극우 장관 2명에 대한 제재를 고려하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날 하원에서 이스라엘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과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부 장관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타머 총리의 제재 검토 발언은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와 관련 이스라엘 정부 인사들의 발언을 지적한 영국 자유민주당 에드 데이비 의원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데이비 의원은 스타머 총리에게 "스모트리치는 '가자지구에서 200만명을 굶기는 것은 정당하고 도덕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고, 벤-그비르는 서안지구에서 19세 소년을 살해한 (이스라엘) 정착민을 '영웅'이라고 불렀다"며 "총리는 이제 이들은 제재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스타머 총리는 "이스라엘 장관들의 발언은 서안지구뿐만 아니라 지역 전체에서 벌어지는 우려스러운 활동과 함께 명백히 혐오스러운 발언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이스라엘 장관 제재)을 검토하고 있다"며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상황은 끔찍하다"고 답했다. 이어 영국과 프랑스가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를 소집했다고 덧붙였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로이터=뉴스1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로이터=뉴스1
스타머 총리는 "이스라엘은 민간인 사상자 발생을 피하고, 가자지구에 훨씬 더 큰 규모의 원조를 허용해 유엔 인도주의 파트너들이 효과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이스라엘의 방해로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미국도 앞서 이스라엘에 보낸 서한에서 한 달 안에 가자지구의 인도적 상황을 개선하지 않으면 군사적 지원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13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과 론 더머 전략부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최근 몇 달 동안 민간인을 위해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원조 물품 규모가 상당히 줄었다고 지적하며 겨울이 시작되기 전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하루 최소 350대 트럭 분량의 인도적 지원 물품이 가자지구에 반입될 것을 허용하라고 했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팔레스타인 민간 업무 조직인 민간협조관(COGAT)은 16일 요르단에서 제공한 식량, 물, 의료품, 구호품 등을 실은 트럭 50대가 에레즈 국경을 통해 가자지구 북부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스타머 총리의 제재 발언에 즉각 반발했다. 벤-그비르 장관은 성명에서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이 중동 지역을 통치하던 시기를 언급하며 "위임의 시대가 끝났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며 가자지구에 대한 영국의 영향력 행사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한편 영국 외에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전쟁을 끝내기 위해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공급 중단해야 한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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