챙겨 먹어도 피곤하네…온가족 함께 먹는 영양제, 약발 '뚝'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2024.10.1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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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챙겨 먹어도 피곤하네…온가족 함께 먹는 영양제, 약발 '뚝'


건강을 챙기기 위해 영양제를 무조건 많이만 챙겨 먹는 게 답일까. 최근 여러 논문에 따르면 개인 간 건강 상태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화·단일화한 방식으로 영양제를 먹는 건 최적의 영양·건강 상태를 달성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이 속속 입증된다. 개인별 먼저 채워야 할 영양소가 다르기 때문인데, 성(性), 생활습관, 유전적 특성, 생애주기에 따라 영양소를 다르게 설계하는 이른바 '정밀영양'이 건강 관리의 새 트렌드로 떠올랐다.

최근 SCI급 국제학술지 '큐리어스(Cureus)'에 '생애주기별 접근법을 통한 정밀영양: 서술적 문헌 고찰'이란 제목으로 실린 국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 비율은 늘었는데도 몸속 미량영양소는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에서 제공한 2019~2021년 19세 이상 남녀 1만5556명의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와 129건의 문헌을 종합적으로 연구해 한국 성인의 연령대별 건강 상태와 영양 섭취 추이를 분석한 결과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성(性)과 나이에 따라서도 부족한 미량영양소의 종류가 달랐는데, 예컨대 30세 이상 여성에선 칼슘·비타민D 결핍률이 유독 높았다. 특히 폐경기인 50대 여성에선 골다공증 진단율이 눈에 띄게 늘었는데, 이 시기에 칼슘·비타민D의 평균 섭취량과 필요량 간의 격차가 가장 컸다. 연구를 진행한 윤영숙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국제협력 및 ESG위원회 위원장)는 "이번 연구 결과는 생애주기별 영양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 정밀영양의 관점에서 개인의 영양 관리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연령대별 질환 발생 추이 등에 따라 △청년기(20~30대) △중년기(40대) △신중년(50대 이상) 등 3단계의 연령대에 각각의 성별을 적용한 6가지 범주로 세분화한 생애주기별 건강 상태를 비교·연구했다.



우리나라에서 황반변성은 나이가 들수록 남녀 모두 발병률이 높아지지만 안구건조증은 여성에서, 간경화는 남성에서 더 많이 발병한다. 나이·성별에 따라 우선적으로 챙겨먹어야 하는 영양소가 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자료= '생애주기별 접근법을 통한 정밀영양: 서술적 문헌 고찰' 논문우리나라에서 황반변성은 나이가 들수록 남녀 모두 발병률이 높아지지만 안구건조증은 여성에서, 간경화는 남성에서 더 많이 발병한다. 나이·성별에 따라 우선적으로 챙겨먹어야 하는 영양소가 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자료= '생애주기별 접근법을 통한 정밀영양: 서술적 문헌 고찰' 논문
그랬더니, 젊은 층에서 고령층으로 갈수록 더 잘 발병하는 질환의 종류, 증가 시기, 성별이 달랐다. 예컨대 눈 질환 가운데 안구건조증은 30세 이후 여성에서 급증했다. 19~29세 여성에서 2.2%였다가 30~49세 여성에서 9.7%로 크게 는 것이다. 반면 노화 관련 황반변성은 65세 이후에 남녀 모두에서 크게 늘었다.

근골격계 질환(관절염·골다공증)은 50대 전후 여성에서 가장 많이 발병했다. 특히 여성의 골관절염 유병률은 남성보다 평균 3.5배 더 많았고, 이 차이는 50세 전후부터 더 크게 벌어졌다. 고혈압·이상지질혈증은 50세 전후에서, 뇌졸중·심근경색·협심증은 65세 이상에서 성별을 가리지 않고 가장 많이 발병했다.

간경화는 '30대 이후 남성'에게서 눈에 띄게 증가했다.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한국정밀영양협회장)는 "간 손상이 보통 10년에 걸쳐 진행된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남성이 젊을 때부터 간 건강에 대해 주의·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런데도 눈 건강(안구건조증·황반변성 관련), 혈중 중성지질과 혈행 개선(심혈관질환 관련)에 도움 되는 오메가3, 근골격계 건강을 돕는 칼슘·마그네슘·비타민D 등은 전 연령에 걸쳐 여전히 권장섭취량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챙겨 먹어도 피곤하네…온가족 함께 먹는 영양제, 약발 '뚝'
이번 연구는 온가족이 모두 똑같은 영양제를 나눠 먹기보다 자신의 생애주기에 맞춰 몸이 가장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섭취해야 한다는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연구에 참여한 헤일리온코리아 센트룸 이혜인 의학·학술팀장은 "20~30대 남성은 밀크씨슬, 20~30대 여성은 히알루론산, 40대 여성은 칼슘·마그네슘·비타민D, 50대 이상 남성은 쏘팔메토 등 연령대에 따라 더 필요로 하는 영양소가 다르다"며 "연령·성별에 따른 맞춤형 영양제 설계전략을 도입하면 생애주기별 영양 요구와 건강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인구집단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개선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지원한 센트룸은 해당 논문을 바탕으로 기존에 성인기를 두 단계(청장년기·중노년기)로만 구분한 데서 발전해 20~30대, 40대, 50대 이상의 총 3단계에 남녀 차이를 적용한 생애주기별 6가지 범주의 건강기능식품 '센트룸 원데이팩' 6종을 최근 출시했다. 예컨대 '센트룸 원데이팩 우먼 2030'은 피부 보습을 위한 히알루론산과 rTG 오메가-3를 추가했다. '센트룸 원데이팩 맨 40'과 '센트룸 원데이팩 맨 50+'는 눈 노화를 관리하기 위한 루테인(마리골드꽃 추출물), 남성 건강을 위한 쏘팔메토 열매 추출물, 지구력 증진을 위한 옥타코사놀을 추가하되 연령별 함량을 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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