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시험관 시술의 아버지" 트럼프 여심 공략…낙태권 언급도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2024.10.17 07:42
글자크기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커밍에 있는 폭스 뉴스 타운 홀 행사서 해리스 포크너 앵커와 대담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커밍에 있는 폭스 뉴스 타운 홀 행사서 해리스 포크너 앵커와 대담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을 '시험관 시술(IVF·체외인공수정)의 아버지'라며 여성 유권자 표심 공략에 나섰다.

16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방영된 폭스뉴스 '포크너 포커스'의 타운홀미팅(유권자들과 대화)에 출연해 "나는 IVF의 아버지"라며 "IVF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바로 IVF를 위한 정당이고 우리는 수정을 원한다"며 "민주당이 우리를 공격하려 시도했지만 우리는 그들보다 더 IVF에 찬성하고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전날 조지아주 커밍에서 녹화된 이번 타운홀미팅은 여성 진행자가 진행하고 여성 유권자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보다 뒤처진 여성 유권자의 지지를 끌어올리기 위한 트럼프 측의 기획으로 풀이된다.



여성의 생식권·낙태권은 이번 미국 대선의 주요 이슈 중 하나다. 2022년 6월 연방대법원이 연방정부 차원에서 낙태권을 보장한 판결인 '로 대 웨이드'를 폐기한 이후 낙태권을 둘러싼 논쟁이 불거졌다. 이에 IVF를 위해 만들어진 냉동 배아(수정란)를 태아로 볼지 여부까지 논쟁 대상이 되면서 여성의 생식권 이슈에 불이 붙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IVF나 낙태에 관한 여성의 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여성 유권자의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성의 생식권·낙태권 관련 일관성 없는 입장을 보여왔다. 2016년 대선 당시 그는 불법 낙태 여성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15주 이후 낙태 금지에 찬성했다. 하지만 올해 초에는 낙태권에 일률적인 금지 기준을 도입하기보다 각 주의 결정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 8월에는 난임 부부를 위한 IVF 시술 관련 모든 비용을 정부와 민간 보험사가 지원하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트럼프는 낙태권을 주 차원의 결정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도 "일부 주의 낙태 제한은 너무 강경해 재조정이 필요하다"며 여성 표심을 의식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번 인터뷰를 두고 해리스 부통령은 "상당이 괴이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가 자신을 IVF의 아버지라고 부른 게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라면 그는 미국 여성 명 중 1명이 트럼프의 낙태 금지법이 시행되는 주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리스는 이어 "트럼프가 책임져야 하는 것은 가족을 이루기 위해 기도하고 노력하는 부부들이 IVF 시술이 어려워지면서 실망하고 상처받고 있다는 점"이라며 "그가 직접 임명한 대법관 3명이 '로 대 웨이드'를 폐기하면서 전국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책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전날에도 소셜미디어(SNS)에 "트럼프의 낙태 금지 정책은 이미 전국 여러 주에서 IVF 접근을 위협하고 있다"며 "그의 공약은 IVF를 완전히 끝낼 수 있다"고 비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