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감귤농장 곳곳에 전기차 폐배터리가?…"순환 경제, 여기서 시작"

머니투데이 박건희 기자 2024.10.1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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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비즈니스위크 2024]

이형규 모비 CEO가 16일 GBW 2024 부스에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건희 기자이형규 모비 CEO가 16일 GBW 2024 부스에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건희 기자


"전기차 보급률이 늘면서 배출되는 폐배터리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이제는 폐배터리를 새로운 자원으로 사용할 '순환 경제'의 길을 모색할 때입니다."

이형규 모비 대표이사(CEO)는 지난 16일 서울 코엑스 A홀에서 열린 '그린비즈니스위크 2024(GBW 2024)'에 참석해 이처럼 말했다.



모비는 제주에 자리 잡은 그린에너지 솔루션 스타트업이다. 폐배터리를 사용해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엔지니어로 수십 년 근무해 온 이 대표가 제주에서 스타트업을 시작한 이유는 분명하다. 제주도 내 전기차 비율이 올해 6월 기준 9.09%에 달하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전기차 보급률을 달성했는데, 이와 함께 전기차에서 나온 폐배터리 양도 크게 늘었다. 이 대표는 "그린에너지 사업을 시작하기엔 전기차 보급률이 높고 풍력·태양광에너지가 가장 활성화된 제주가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모비는 2021년부터 제주테크노파크의 지원을 받아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실증 지원사업'을 수행 중이다. 최근 제주 농가 지역에서 자주 사용되는 경운기를 대체할 전기운반차 '모앙보이' 실증에 나섰다. 기존 전기운반차에 쓰이던 납축전지 대신 폐배터리를 탑재했다. 현재 운행 중인 모앙보이는 총 3대로 각각 표선면 세화리의 감귤 농장, 친환경 테마파크 탐나라공화국, 제주테크노파크에서 실증사업 중이다. 모비는 이밖에도 폐배터리를 활용해 감귤 비닐하우스에 비상 전력을 공급하는 시스템도 개발해 감귤농장 10곳에 보급한 바 있다.



16일 그린비즈니스위크에 참석한 태성에스앤이 부스에 관람객이 몰리고 있다. /사진=태성에스앤이16일 그린비즈니스위크에 참석한 태성에스앤이 부스에 관람객이 몰리고 있다. /사진=태성에스앤이
컴퓨터 시뮬레이션 전문 기업 태성에스엔이도 GBW 2024에 참석했다. 태성에스엔이는 실제 연구 장치나 전력 기기를 구축하는 데 앞서 설계의 안전도를 시험해볼 수 있도록 시뮬레이션 및 해석 플랫폼을 제공한다.

'그린 에너지'를 주제로 열린 GBW 2024인만큼 특히 에너지 분야의 안정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한 플랫폼을 내세웠다. 태성에스엔이는 이미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연구원 등과 협력해 원자로 구동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등을 운영 중이다.

태성에스엔이 관계자는 이날 "설계 데이터를 포함해 장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변 환경을 모두 고려해 종합적인 시뮬레이션 결과를 낸다"며 "이번 GBW 2024가 에너지 분야 기업과 더 큰 시너지를 낼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전자연구노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랩노트'가 16일 GBW 2024에 부스를 열고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건희 기자전자연구노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랩노트'가 16일 GBW 2024에 부스를 열고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건희 기자
기업 연구소,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에 전자연구노트 서비스를 제공 중인 '랩노트'는 이날 AI(인공지능)를 접목해 화학·신약 개발·바이오에 특화된 분석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솔루션을 소개했다.

랩노트에 연구 물질, 프로세스, 장비, 결과 등 다양한 항목을 검색하면 그간 연구소 내에서 진행됐던 관련 연구 기록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해준다. 랩노트 관계자는 "기업 내부 연구 데이터와 해당 데이터를 학습했기 때문에 (외부 서버와) 완전히 분리된 형태로 구현된다"며 "AI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현상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할루시네이션은 AI가 부정확하거나 사실이 아닌 정보를 생성해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이어 "(GBW2024가) 과학기술 분야 R&D(연구·개발)에 큰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기업과 연구소가 모인 행사인 만큼, 랩노트의 솔루션을 알릴 수 있는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국회 수소경제포럼이 주최하고 머니투데이와 코엑스가 공동 주관한 GBW 2024는 이날 오전 코엑스 A홀에서 개막식을 갖고 3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GBW는 민간 전시 기준 전시 면적과 참여 기업 면에서 국내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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