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임 앞둔 주중대사 "시진핑 내년 APEC 계기 방한 가능성 높아"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2024.10.1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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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여파로 접촉면 적어, 아쉬운 부분 있다"…
본인 갑질논란 등에 대해선 "갑질 없었다. 유감"

(베이징(중국)=뉴스1) 정은지 기자 = 정재호 주중대사가 16일 오전 중국 베이징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2024.10.16  (베이징(중국)=뉴스1) 정은지 기자 = 정재호 주중대사가 16일 오전 중국 베이징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2024.10.16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년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16일 오전 베이징 주중한국대사관에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서 정재호 주중대사는 "시 주석이 2022년 11월 윤석열 대통령을 만났을 때 코로나 이후 방한을 검토하겠다고 했으며 작년 9월 한덕수 국무총리에게도 비슷한 취지의 말을 했다"며 "명확한 것은 없지만 시 주석이 APEC에 주로 참여해 왔기 때문에 내년 경주 APEC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내년 (시진핑) 방한을 위한 디딤돌 측면에서 윤 대통령이 중국에 가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본다"는 제안에 대해 정 대사는 "중국 측의 약속이 먼저 지켜지는 게 적절할 것 같다"고 답했다.

정 대사는 또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이 "한중 간 지켜야 할 레드라인은 어디까지냐"고 묻자 "공개적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답변이 아니"라며 "중국엔 대만이, 우리에겐 북한이 포함된 다양한 현안에 대해 중국과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소프트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건 국민의힘 의원이 "한반도 긴장감이 조성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와 의견을 나눈 적이 있느냐"고 묻자 정 대사는 "저뿐 아니라 각급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북한의 도발과 중북관계를 포함한 다양한 한반도 이슈에 대해 긴밀하게 얘기하고 있다"며 "다만 중국은 원칙을 중심으로 얘기하는 경향이 있다"고 답했다.

정 대사는 또 "중북관계에 있어 미묘한 징후가 보이는 것은 사실이나, 지난 70여년 중북관계를 돌아보면 매우 악화했다가도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돌아가기도 했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내리지 않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베이징=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정재호 주중국대사가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주중대사관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2024.10.16 [베이징=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정재호 주중국대사가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주중대사관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2024.10.16
국감에서는 정 대사의 직무 수행 및 이른바 갑질 논란에 대한 질의도 이뤄졌다.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 대사가 3년 재직하는 동안 공식적인 자리에서 중국 외교부 인사와 학자 몇 명 만난 것 외에는 거시경제 총괄부처 등의 당국자들을 거의 만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 대사는 "코로나가 끝나고 올해 상반기 세 부처(국가발전개혁위원회, 상무부, 국가광파전시총국)에 면담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 대사 취임 직후 나온 "파티는 끝났다"는 발언을 거론했다. 정 대사는 2022년 8월 중국 현지 한국 기업인들을 만나 중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다며 이와 같이 언급했다. 현지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사업을 포기하라는 얘기냐'며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정 대사는 "아이들이 놀이터에 갈 때 실컷 놀라고 하지 않고 조심해 놀라고 하듯,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정학적 요인을 감안하지 않고선 당시 몰아치는 것들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애정이 담긴 얘기였다. 그렇게 보도될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지난 3월 불거진 폭언과 갑질 의혹 보도에 대해서는 "(녹취를 들어보면) 갑질과 막말, 폭언은 없었고, 어떤 제보로 언론에 갔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사자 직원이 이 자리에 있는데 미안하다고 할 용의가 없느냐"고 묻자 사과 대신 "인화 부분에 대해 유감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지난 12일 정 대사의 후임으로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내정했다. 정 대사는 김 전 실장에 대한 아그레망(주재국 동의) 절차에 대해 "2주가량 걸릴 것"이라고 답했다. 늦어도 이달 말쯤 아그레마을 받고 후임 임명 절차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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