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성과 낸 K진단, 코로나19 후폭풍 극복하고 주가 고공행진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4.10.16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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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자궁경부암 진단 솔루션 WHO 산하기관 권고에 7거래일 만에 주가 88.5% 급등
바이오다인, 기술 공급 중인 로슈 진단검사 WHO 가이드라인 포함에 수혜
실적 반영까지 필요한 시간에 급등락 우려도…"휘발성 짙은 코로나19와 다른 지속적 수요 가능"

글로벌 성과 낸 K진단, 코로나19 후폭풍 극복하고 주가 고공행진


국제기구와 저명 학술지를 등에 업은 국내 진단업체 기업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단기 급등한 가치에 비해 가시적 성과 도출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우려도 있지만, 꾸준한 수요가 뒷받침 되는 적응증의 진단제품을 보유한 기업들의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차세대 진단검사 플랫폼 기업 노을 (2,920원 ▼280 -8.75%)의 주가는 전일 대비 1.93% 오른 369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최근 7거래일 새 88.5% 급등한 수치다.



노을 주가 급등 배경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자궁경부암 진단 솔루션 '마이랩'의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의약품구매기구(UNITAID) 사용 권고다. UNITAID는 최근 발간한 올해 기술보고서에서 마이랩을 자궁경부 세포병리검사 제품으로 소개했다. 회사 주가는 해당 소식이 알려진 지난 7일 곧바로 상한가를 기록한 뒤 이날까지 급등세를 이어갔다.

글로벌 진출 확대를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 진출을 준비 중인 상황에서 전 세계 의료기기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UNITAID 권고가 더해진데 따른 기대감의 결과다. 특히 함께 소개된 제품이 글로벌 진단 기업 로슈 품목이라는 점에서 기술 강소 기업으로서의 존재감이 부각됐다.



액상세포검사(LBC) 진단기업 바이오다인 (20,250원 ▼800 -3.80%) 역시 WHO 효과를 톡톡히 봤다. WHO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개정된 자궁경부암 예방 가이드라인에 로슈 진단 검사를 추가했는데, 회사가 관련 기술을 공급 중이기 때문이다. 바이오다인은 2019년 로슈와 검진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물리적 압력이 아닌 공기압을 사용해 세포 보존상태를 끌어올린 LBC '블로윙' 기술에 대한 독점 판매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해당 기술이 적용된 로슈 제품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해 로열티가 유입될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LBC 기술을 보유한 진단기업이 바이오다인을 포함해 전세계 3개사에 불과하다는 점도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이에 지난달 23일 1만5040원이었던 회사 주가는 이날 2만2200원으로 장을 마감한 상태다.

퀀타매트릭스 (7,500원 ▼440 -5.54%)는 지난 7월 저명 국제학술지 네이처 본지에 회사 올인원 항생제 감수성 검사 솔루션 '유라스트'(uRAST) 기술과 관련된 임상 결과 논문이 소개되며 주목받은 경우다. 항생제 감수성 검사는 패혈증 환자에게 최적의 항생제를 찾기 위한 검사인데 기존 72시간 이상 걸리던 시간을 20% 수준으로 단축시킨 것이 핵심이다.


특히 국내 진단기업 최초로 회사 기술이 네이처 본지에 소개됐다는 경쟁력이 부각되며, 7월 말 4000원대였던 주가가 8월 초 2만원을 넘어섰다. 현재 주가는 고점 대비 크게 꺾인 상태지만, 6개월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100%에 가까운 상승률을 유지 중이다.

업계는 해당 기업들의 단기 급등에 기대감과 우려를 동시에 보내는 중이다. 국제기구와 저명 학술지로부터 인정받으며 기술 경쟁력이 공신력을 얻었지만, 가시적 실적 등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장 빠른 반영이 기대되는 바이오다인이 내년부터 수혜를 기대할 수 있고, 노을 역시 아직 미국 허가 획득 전 단계다. 퀀타매트릭스의 경우 상업화에 두 기업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앞서 진단기업 가치 급등락 배경이 된 코로나19와 다른 적응증 특성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급속도로 확산된 코로나19의 경우 초기 혼란이 큰 폭의 기업가치 변동을 이끌었지만, 자궁경부암과 항생제 검사의 경우 수요가 지속 중인 영역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휘발성 짙었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와의 단순 비교는 무리라는 입장이다.

특히 전세계 여성 암 발병률 2위인 자궁경부암의 경우 WHO가 현재 30%에 불과한 검진율 목표치를 2030년까지 70%로 상향하며 드라이브를 건 분야다.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2조원 수준이던 글로벌 자궁경부암 진단 시장 규모는 오는 2033년 20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노을 관계자는 "공공조달시장의 핵심 구매자 역할을 하는 WHO 납품을 위해선 우선 해당 제품이 포함되는 가이드라인 수정이 필요한데 이를 위한 필수 관문이 UNITAID 기술적 권고로, 공공시장 진출을 위한 포문을 열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민간시장 역시 이미 유럽CE 인증을 획득한 만큼 출시 이후 국제기구로부터의 인정이 강력한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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