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개별호재에 '바이오株' 주목…"실적·글로벌 M&A로 동반상승 기대"

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2024.10.1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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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트론 주가 추이.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펩트론 주가 추이.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하반기 바이오 분야 호재가 이어지면서 주가도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금리인하·미국 생물보안법 등 글로벌 이슈에 기술이전·비만치료제 국내 출시 등 개별 기업 관련 호재가 맞물리면서 업종 전반에 훈풍이 도는 분위기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국내 출시 여파로, 비만치료제 개발사 펩트론 (97,500원 ▲19,300 +24.68%)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펩트론 주가는 전일 대비 25% 오른 9만7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앞서 펩트론은 최근 공시를 통해 자사 장기지속형 약물 전달 플랫폼 기술을 미국 일라이릴리의 펩타이드 약물들에 적용하는 공동연구를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계약에 '약물들'로 표현된 만큼 비만치료제 외에도 협력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 일라이릴리는 위고비의 경쟁 제품인 비만약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티드) 개발사다.



또 다른 국내 비만약 개발사인 동아에스티 (78,500원 ▲2,200 +2.88%)·올릭스 (27,850원 ▲50 +0.18%) 주가도 상승했다. 미국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비만 치료제 'DA-1726'의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동아에스티는 이날 전일 대비 2.8% 오른 7만85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올릭스는 이날 전일 대비 0.18% 오른 2만78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올릭스는 현재 호주에서 비만약 파이프라인 'OLX702A'의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SK바이오팜 (125,700원 ▼200 -0.16%) 주가는 이날 종가 12만5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12만5900원) 대비 0.16% 소폭 하락했지만 지난 10일 기준 10만원대였던 주가는 전일부터 이틀 연속 12만원대를 유지했다.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의 지속적인 성장세에 3분기 호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단 분석이 나온다. 이날 오후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은 한때 1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1,057,000원 ▼25,000 -2.31%)는 105만7000원으로 이날 장을 마감하며 '황제주'(주가 100만원 이상) 자리를 지켰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올 초 78만원대에서 지난달 19일 종가 104만9000원을 기록하며 3년 만에 마감가 기준 황제주를 탈환한 바 있다. 이후 같은 달 27일과 지난 10일 100만원 밑에서 거래를 마쳤지만, 재차 100만원을 웃돌며 황제주를 유지하고 있다. SK·유진·메리츠 등 주요 증권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가를 120만원으로 상향했다.

바이오주의 상승 흐름은 글로벌 환경 변화와도 관련 있다. 업계 특성상 신약 개발 목적의 자금 조달을 위해선 저금리 환경이 유리한데, 연초부터 기대감을 부른 금리인하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국내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의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미국 생물보안법도 연내 통과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전반적으로 바이오 업계가 활기를 띠는 모양새다. 이달 중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시작으로 국내 기업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된 데다 글로벌 업계의 대규모 M&A(인수합병)가 기대되는 만큼, 주가 상승 모멘텀이 열려있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4분기는 바이오텍 딜의 성수기로, 연말·연초 빅파마(대형 제약사)가 1월 투자자의 날 등을 앞두고 (M&A를 포함한) 성장 전략 발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3년간 전체 계약 규모 3억달러(약 4000억원) 이상의 M&A 및 라이선스 계약 트렌드를 월별로 구분하면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증가 추세였다. 다수의 M&A 등을 통한 미국 중소형 바이오텍의 긍정적 주가 흐름에 따라 이에 연동된 코스닥 제약지수의 동반 상승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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