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 막바지…도심 주택 공급 속도 낼까

머니투데이 김효정 기자 2024.10.15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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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송파구 송파동 잠실더샵루벤 아파트의 모습. 기존 송파성지아파트의 외관과 수평·수직 증축된 부분이 함께 보이고 있다. /사진=김효정 기자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송파구 송파동 잠실더샵루벤 아파트의 모습. 기존 송파성지아파트의 외관과 수평·수직 증축된 부분이 함께 보이고 있다. /사진=김효정 기자


공사비 인상 등으로 서울 도심 신규 주택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공동주택 리모델링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최초 '수직증축' 리모델링 단지인 송파성지아파트(잠실더샵루벤)가 막바지 공사에 접어들면서 리모델링 사업을 통한 주택 공급량이 증가할 전망이다.

서울리모델링협회(서리협)는 15일 서울시 송파구 송파동 '잠실더샵루벤' 공사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시 내 1990년대 지은 노후 아파트들이 리모델링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수직증축과 수평증축 등 각종 공동주택 리모델링 시공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일반분양이 가능한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은 주택 정비는 물론 신규주택공급까지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까지 입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시내 구축 아파트들의 리모델링 사업은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1월 송파구 송파더플래티넘(오금아남아파트) 입주를 시작으로 오는 11월 강동구 더샵둔촌포레(둔촌현대1차), 내년 3월 잠실더샵루벤까지 입주가 예정돼 있다. 용산구 이촌동 이촌르엘(현대맨숀)도 공사가 진행 중이며 강남구 청담동 르네자이(청담건영)도 지난 9월 이주를 개시했다.

이중 잠실더샵루벤은 국내 1호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으로 후발 단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송파성지아파트는 1992년 준공된 298가구 규모 단지로 2020년 전국 최초로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계획을 승인받았다.
수직증축은 기존 아파트 층수를 수직으로 올리는 리모델링 방식이다. 기존 가구 수의 최대 15%를 증축해 일반분양할 수 있다. 수직증축형 리모델링은 전문기관의 1·2차 안전성 검토를 받아야 하는 등 수평·별동 증축형 리모델링보다 엄격한 잣대가 적용된다.



잠실더샵루벤은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지하 3층, 지상 최고 18층, 2개 동, 총 327가구 단지로 재탄생한다. 기존 단지를 수평증축해 평형을 넓히고 수직증축으로 3개 층을 올렸다. 리모델링으로 늘어난 최상층 2개 층 29가구를 일반분양했다. 또 지하구조물을 100% 철거, 기존 지하 2층을 지하 3층으로 확충하고 지상에는 차가 없는 단지를 만들었다. 주차대수는 기존 201대에서 400대로 늘었다.
잠실더샵루벤 아파트 외관. /사진=김효정 기자잠실더샵루벤 아파트 외관. /사진=김효정 기자
첫 수직증축 사례가 나오면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인 서울시내 단지들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실제 서울시에는 수직증축형 단지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공동주택 리모델링 시 1층을 비우고 최상층 1개를 증축하는 행위'를 수직증축으로 본다는 법제처 유권해석이 나오면서 안전진단 B등급을 받은 대다수 단지는 세대수가 증가하지 않는 수직증축 또는 2~3개 층 수직증축을 위한 1차 안전성 검토 계획을 세우는 상황이다.

리모델링 사업 증가에 따라 신규 주택 공급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시에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인 단지는 142곳(조합 80곳, 추진위원회 62곳)으로 12만가구가 넘는다. 이들 단지가 정상적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할 경우 10년간 신규로 공급할 수 있는 총 주택 수는 14만 가구(일반분양 약 2만 가구)에 달할 것으로 서리협은 추정하고 있다.

서정태 서리협 회장은 "당장 내년부터 주택공급 부족과 부동산 경기 과열 우려가 나오는데 이번 8·8 부동산 공급대책에 재건축과 재개발 활성화 대책, 규제 완화 등만 있어 아쉬웠다"며 "주택의 장수명화를 도모하는 동시에 주거의 질을 조기 개선하고 도심지에 신규주택공급 효과까지 있는 리모델링 사업이 보다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의 입법, 제도적 지원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30년을 경과해야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 사업은 15년이 지나면 사업에 착수할 수 있다. 재건축보다 신속하게 노후주택의 물리적 노후화를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원식 포스코이앤씨 리모델링영업실 실장(상무)는 "현재 수도권에 준공 20년을 경과한 아파트가 50% 이상"이라며 "주택이 준공 20년을 경과하면 물리적 노후화뿐만 아니라 트렌드에 뒤처지는 사회적 노후화까지 심각하게 진행되는데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면 노후 설비 교체와 주차장 확충, 커뮤니티 시설 확장과 안전 성능까지 신속하게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리모델링 사업은 재건축사업보다 상대적으로 주택공급 효과가 작고 공공기여 등을 통한 인프라 개선이 어렵다고 인식돼 정부에서 상대적으로 규제 완화에 미온적인 상황이지만 실제 도심지 신규주택공급 효과가 생각보다 크다"며 "포스코이앤씨는이달말 준공되는 더샵둔촌포레와 내년 3월 준공되는 잠실더샵루벤에서 103세대, 현재 공사 중인 분당지역 프로젝트에서 675세대를 비롯해 그동안 수주한 사업지에서 약 4600여 세대의 신규주택을 순차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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