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일로 걷는 캐나다-인도…양국 외교관 6명씩 맞추방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24.10.15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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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교 지도자 살인 사건 여파, 트뤼도 총리 "인도 외교관 개입 증거 명확"

캐나다에서 시크교 분리주의 운동단체 활동가 하딥 싱 니자르가 살해당하자 지난해 9월 20일(현지시간) 파키스탄 페샤와르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로이터=뉴스1캐나다에서 시크교 분리주의 운동단체 활동가 하딥 싱 니자르가 살해당하자 지난해 9월 20일(현지시간) 파키스탄 페샤와르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로이터=뉴스1


캐나다인 시크교 지도자 살인 사건 여파로 캐나다와 인도가 외교관 6명을 각각 추방했다. 캐나다와 미국은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와 보다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려 했으나 시크교인 살인 사인이 외교적 시험대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파이낸셜타임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는 지난해 6월 총에 맞아 사망한 시그교 분리주의자 하딥 싱 니자르 살인 사건에 인도 외교관들이 개입됐다며 이들 외교관 6명을 14일(현지시간) 추방했다. 같은 날 오전 인도도 이에 맞서 살인사건 개입 의혹을 부인하며 캐나다 고위 외교관 6명을 추방하기로 하고 캐나다에서 자국 특사를 철수했다.



캐나다와 인도는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지난해 캐나다 영토에서 니자르의 암살 사건에 인도 요원이 연루됐다고 밝힌 이후 외교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도 요원들이 (캐나다) 대중의 안전에 중대 위협을 가하는 활동에 관여했고, 계속 관여하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인도가 캐나다에서 범죄 활동에 관여함으로써 근본적 실수를 저질렀다"고 덧붙였다.



캐나다 왕립 기마경찰은 앞서 인도 정부가 살인과 강탈을 포함한 인도 반체제 인사에 대한 광범위한 캠페인을 벌였다고 밝힌 바 있다. 인도 정부가 조직 범죄를 이용해 캐나다의 남아시아 공동체를 표적으로 삼고 내정에 간섭한 정황도 포착했다.

이에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부 장관은 인도 외교관 6명을 심문하기 위해 이들의 면책 특권을 박탈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인도 정부가 응하지 않았다. 캐나다 외교부는 성명에서 "인도 외교관들을 추방하기로 한 결정은 매우 신중하게 내려졌으며, 니자르 사건에서 6명의 요주의 인물을 지목한 충분하고 명확하고 구체적 증거를 수집한 후에야 내려졌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인도 외무부는 19일까지 캐나다 고위 외교관 6명에게 인도를 떠나라고 요청하고 스튜어트 로스 휠러 고등판무관 대행을 소환했다. 인도 외무부는 성명에서 "우리는 자신들의 안전을 보장하려 한다는 캐나다 정부의 약속을 전혀 믿지 않는다"며 "인도 정부는 캐나다 고등판무관과 다른 표적 외교관 및 공무원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캐나다는 니자르 사건 이후 양국 관계가 냉각되자 지난해 10월에 인도에서 40명 이상의 외교관을 철수했다. 오타와 칼튼대학교 펜 오슬러 햄슨 국제관계 교수는 로이터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인도와의 관계에서 균열에서 큰 단절로 접어들었다"며 "지금으로서는 가까운 미래에 정상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역시 인도 정부 요원들이 지난해 뉴욕에서 또 다른 시크교 분리주의 지도자를 암살하려는 음모에 연루됐다며 인도 국민을 기소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인도가 살인 음모에 개입했는지 조사하는 인도 정부 위원회가 이번 주 워싱턴에서 미국 관리들과 회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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