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두경부암 환자 증가세…"남녀 청소년 HPV 백신 지원해야"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4.10.1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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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내에서 자궁경부암, 두경부암 구인두암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으나 이를 예방할 수 있는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 접종의 국가 지원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20년~2024년 8월 자궁경부암 , 두경부암 , 구인두암 환자 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환자 수가 매년 꾸준히 증가세다.



여성에게 발병하는 자궁경부암의 경우 2020년 6만1892명에서 2023 년 7만109명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8월까지 6만186명의 자궁경부암 환자가 발생했고 산술적으로 보면 올해 9만279명까지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더 높은 발병률을 보이는 두경부암과 구인두암도 2020년 각각 39만7951명과 5466명에서 2023년 44만6322명과 6651명으로 늘었다. 올해 8월까지의 환자 수는 38만3921명과 6002 명으로 산술적으로 연말까지 환자 수가 각각 57만5882명과 9003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렇게 환자 수가 증가세이나 이를 예방할 HPV 백신 접종은 국가 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여야 모두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남녀 청소년 HPV 백신 무료접종 사업'은 언제 시행될지 미지수다.

앞서 지난 8일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남녀 청소년 HPV 백신 무료접종 시행이 내년에도 어려운 것 아니냐는 서영석 의원의 질문에 "어렵다"고 대답했다 .

남녀 청소년 HPV 백신 무료접종 사업은 OECD(경제협력기발기구) 38개국 중 33개국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다. 그 중 28개국은 예방 바이러스 수가 더 많은 9가 백신 접종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여성 청소년과 저소득층 여성에 한해 2가 또는 4가 백신만 지원하고 있다 . 이는 멕시코와 코스타리카 정도의 지원 수준이다 .


국가예방접종(NIP) 사업 지원 예산도 대폭 줄었다. 서 의원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국가예방접종 사업 예산은 2024년 8010억2200만원에서 2025년 6018억3100만원으로 24.9% 감소했다 .

서 의원은 "선진국 반열에 오른 대한민국이 여전히 멕시코와 코스타리카 정도의 백신 예방접종 지원 수준에 머무르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HPV 감염 질환자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백신 지원을 무산시키는 것은 책임감 없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



이어 "남녀 청소년 HPV 지원 확대를 통해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복지 선진국가와 의료강국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질병관리청 모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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