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현실과 번영, 체제로 갈려"... 노벨경제학상 3인의 연구들

머니투데이 세종=유재희 기자 2024.10.1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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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한국전쟁 이후 국내 경제 상황도 언급

사진= 스웨덴 한림원사진= 스웨덴 한림원


"한반도는 남북 전쟁 이전까지 동질성을 보였지만 한국전쟁 이후 남북으로 나뉘어 국민소득·문화적 자유·평균 수명까지 천지 차이다. 이는 정치·경제 체제의 기로에서 엇갈렸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대런 애스모 글루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는 2012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동(同) 수상자인 제임스 A. 로빈슨 시카고대 정치학과 교수와 쓴 저서에서 정체·경제 체제의 차이가 국가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분석을 담기도 했다.



14일(현지 시각) 스웨덴 한림원에 따르면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의 영예는 대런 애스모글루 교수, 사이먼 존슨 MIT 경제학과 교수, 제임스 로빈슨 교수 등 3인에게 돌아갔다.

한림원은 "(이들 수상자는) 국가의 번영을 위해 사회적 제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법치주의가 부족하고 인구를 착취하는 제도가 있는 사회는 성장이나 더 나은 변화를 만들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은 국가 간 번영의 차이를 두고 식민지화 속에서 도입된 사회적 제도에 주목했다. 어떤 국가는 원주민을 착취하는 데 멈췄지만 또 어떤 국가는 장기적 관점에서 정치 및 경제 체제를 만들었다고 했다.

이처럼 대런 애스모글루 교수는 연구를 통해 국가의 번영과 성장에 있어 제도의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제임스 로빈슨 교수와 함께 쓴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Why Nations Fail)에서 성공하는 국가는 '포용적 정치·경제제도'를 가졌고 실패하는 국가는 '착취형 정치·경제 제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가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은 지리적·역사적·인종적 조건이 아니라 제도라는 점을 강조했다.


제임스 로빈슨 교수는 하버드대 정치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시카고대 교수다. 정치경제와 비교정치, 정치·경제발전론을 전공하며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 각국 정치·경제 체제와 역사를 깊이 연구해왔다.

그는 '독재와 민주주의의 경제적 기원'(Economic Origins of Dictatorship and Democracy)', '경제발전과 엘리트의 역할'(The Role of Elites in Economic Development) 등 여러 저서를 냈다.



사이먼 존슨 교수는 IMF(국제통화기금) 수석 경제학자 출신으로 2011년 미국 금융의 역사를 민주주의와 거대 금융 간의 대결이라는 관점으로 분석한 '위험한 은행(13 Bankers)'을 출간해 학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금융의 이데올로기와 이를 추종하는 정부 정책에 대한 월스트리트의 정치적 통제를 비판했다. 이에 따라 위태로울 수 있는 우리의 미래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한편 노벨상은 1901년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제정됐다. 경제학상은 1968년 스웨덴 국립은행이 창립 300주년을 맞아 제정한 이래 1969년부터 경제학 분야에서 뚜렷한 지적 공헌을 한 사람에게 매년 수여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경제학상 55개가 수여돼 93명이 경제학상을 받았다. 작년의 경우 미국의 노동경제학자 클라우디아 골딘 하버드대 교수가 수상했다. 경제학상의 상금은 1100만 스웨덴 크로네(약 14억3000만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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