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을 마친 뒤 퇴장하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14일 기자들과 만나 "공적 업무 외에 비선으로 운영하는 조직 같은 것은 없다. 대통령실의 라인은 오직 대통령 라인만 있을 뿐"이라며 "유언비어 같은 이야기를 언론이 자꾸 확대하고 휘둘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당초 대통령실은 오는 16일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당정갈등으로 비칠 수 있는 대응은 자제한다는 방침이었으나 결국 입장 표명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한 대표가 최근 윤 대통령이 불쾌해 할 수 있을 말들을 쏟아냈다는 이유로 독대가 불발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이미 합의를 했던 만큼 만남을 피하는 것이 오히려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도 한 대표 요구의 전제가 잘 못 됐다는 점은 짚고 넘어간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조만간 열리는 재·보궐 선거 결과가 만남의 의제와 분위기 등을 결정하는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국민의힘이 선전하는 쪽으로 결과가 나온다면 한 대표의 말에 무게가 더 실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부진한 결과를 받아든다면 한 대표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어 주도권은 윤 대통령 쪽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특히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 결과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여권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한 대표가 계속 김 여사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대통령실과의 차별화를 통해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의도와 결과가 부진했을 경우 자신에게 불어닥칠 책임론을 미리 회피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필리핀·싱가포르 국빈방문 및 한·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환영나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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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친윤석열)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원조 친윤 권성동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SNS에 한 대표를 겨냥한 글을 올려 "윤석열 정부를 비난하며 자기 세를 규합한다고 해서, 장밋빛 미래가 절로 굴러오는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를 두고 한 대표가 권 의원을 향해 "제대로 된 정치, 신뢰받기 위한 정치를 위해서 잘못된 부분은 바로 잡는 게 필요하다"고 반박하자 권 의원은 다시 글을 올려 "한 대표 답변은 논점이탈이다. '제대로 된 정치'를 위해 한 대표 잘못도 고치라는 것"이라며 "여전히 본인은 완전무결하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권 의원은 또 "화이부실(華而不實), 꽃은 화려하나 열매를 맺지 못한다는 뜻"이라며 "겉치장에만 신경 쓰면서 분열과 갈등을 심는 정치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한 대표를 겨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