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살해' 박대성 보고서 온라인 확산…유출자 경찰관·공무원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4.10.1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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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성을 살해한 박대성이 지난 4일 오전 순천경찰서 중앙 현관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전남 순천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성을 살해한 박대성이 지난 4일 오전 순천경찰서 중앙 현관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전남 순천 한 길거리에서 10대 여학생을 살해한 박대성(30)에 대한 상황 보고서 유출이 경찰관과 공무원에 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전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전남경찰청 소속 A 경감과 순천시 소속 B 사무관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박대성 신상정보공개결정이 내려지기 전 그의 이름과 나이, 사건 개요 등이 담긴 문서를 온라인으로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관인 A 씨와 안전 관련 부서 공무원인 B 씨는 살인 사건이 발생하자 안전 등을 당부하며 가족 등에게 해당 문서를 유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이 유출 내용이 온라인에 게재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해 추가 유출자 여부 등을 조사하고 신병처리 방침을 결정할 계획이다.

박대성은 지난달 26일 오전 0시 43분쯤 순천시 조례동 한 도로변에서 여고생 C(17)양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찜닭집에서 소주 4병을 마시고 주방용 흉기를 들고 밖으로 나와 일면식 없던 A양을 800m가량 뒤쫓아가 범행했다.


C양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대신해 약을 사러 나갔다가 돌아오던 길에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후 박대성은 자신이 신고 있던 슬리퍼가 벗겨지자 버려두고 본인 가게 방향으로 도주했다. 이 과정에서 흉기를 버리고 맨발로 돌아다니다 폐쇄회로(CC)TV에 여유롭게 웃는 모습이 찍히기도 했다.



경찰은 수단의 잔인성·국민의 알권리·중대한 피해 등을 고려해 박대성의 신상·머그샷 얼굴 사진을 지난달 30일 전남경찰청 누리집에 공개했다.

박대성은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에서 "소주 4병을 마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피해자와 모르는 사이"라고 했다. 또 혐의는 인정하지만 구체적인 범행 당시(식당을 나온 뒤)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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