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싱가포르 국빈방문 및 한·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환영나온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공적 업무 외에 비선으로 운영하는 조직 같은 것은 없다. 대통령실의 라인은 오직 대통령 라인만 있을 뿐"이라며 "유언비어 같은 이야기를 언론이 자꾸 확대하고 휘둘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당초 대통령실은 오는 16일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당정갈등으로 비칠 수 있는 대응은 자제한다는 방침이었으나 결국 입장 표명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당초 정치권에선 한 대표가 최근 윤 대통령이 불쾌해 할 수 있을 말들을 쏟아내면서 독대가 불발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이미 합의를 했던 만큼 만남을 피하는 것이 오히려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도 한 대표 요구의 전제가 잘 못 됐다는 점은 짚고 넘어간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조만간 열리는 재·보궐 선거 결과가 만남의 의제와 분위기 등을 결정하는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국민의힘이 선전하는 쪽으로 결과가 나온다면 한 대표의 말에 무게가 더 실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부진한 결과를 받아든다면 한 대표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어 주도권은 윤 대통령 쪽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특히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 결과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여권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한 대표가 계속 김 여사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대통령실과의 차별화를 통해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의도와 결과가 부진했을 경우 자신에게 불어닥칠 책임론을 미리 회피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필리핀·싱가포르 국빈방문 및 한·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환영나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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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친윤석열)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원조 친윤 권성동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SNS에 한 대표를 겨냥한 글을 올려 "윤석열 정부를 비난하며 자기 세를 규합한다고 해서, 장밋빛 미래가 절로 굴러오는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를 두고 한 대표가 권 의원을 향해 "제대로 된 정치, 신뢰받기 위한 정치를 위해서 잘못된 부분은 바로 잡는 게 필요하다"고 반박하자 권 의원은 다시 글을 올려 "한 대표 답변은 논점이탈이다. '제대로 된 정치'를 위해 한 대표 잘못도 고치라는 것"이라며 "여전히 본인은 완전무결하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권 의원은 또 "화이부실(華而不實), 꽃은 화려하나 열매를 맺지 못한다는 뜻"이라며 "겉치장에만 신경 쓰면서 분열과 갈등을 심는 정치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한 대표를 겨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