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주주 손바뀜을 통해 재도약의 모멘텀을 만들고 있는 좋은사람들 (634원 ▼6 -0.94%)의 '리뉴얼' 전략은 크게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전임 경영진의 전횡을 종식하고, 거래재개를 이뤄내는 '조직 리빌딩'이 1단계, 기존 레거시 브랜드를 혁신해 판로를 넓히는 '브랜드 리빌딩'이 2단계다. 마지막은 침체된 기업가치를 혼란 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밸류 리빌딩'이다.
좋은사람들 관계자는 "좋은사람들은 언더웨어 브랜드로 출발해 대중의 폭넓은 인지도를 쌓은 회사이지만, 우리는 이 정체성을 지키면서 사람들의 생활에 더 파고들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 컴퍼니'로 확장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중에는 시총 1000억원 언저리의 상장사도 포함돼 있는 걸로 파악된다. 라이프스타일 관련 플랫폼을 구축한 기업이다. 기초적인 협의가 오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딜 프로세스 상에서 변수가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좋은사람들 측은 구체적인 언급을 꺼렸다. 다만 인수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대주주 지분을 인수하는 방향으로 딜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좋은사람들은 자사의 제품 제조력과 신규 플랫폼을 결합, 언더웨어 뿐만 아니라 패션 전반으로 파이를 확대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 같은 자신감의 뒷배에는 넉넉한 곳간 사정이 있다. 여기에 현금 동원력이 있는 현 대주주(인베스터유나이티드, 우리인터텍스)가 언제든 백업을 할 수 있는 지배구조도 한몫한다. 좋은사람들 경영진은 다수의 M&A 딜을 진행한 이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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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사람들은 2022년 10월 360억원을 신규 조달하는 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 우리파인우드 컨소시엄(우리인터텍스, 인베스터유나이티드, 파인우드PE)으로 대주주가 변경됐다. 구주 거래가 아닌 전량 신주발행 구조를 짜면서 유동성을 오롯이 보충했고, 결과적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알토란처럼 쓰였다. 좋은사람들은 50% 감자와 더불어 유증 대금 유입을 통해 자본총계를 2.3배(536억원)로 늘리고, 장단기 부채를 상환해 부채비율을 153.42%에서 38.02% 수준으로 낮췄다.
좋은사람들은 여전히 약 200억원 가량의 유동성을 쥐고 있는 걸로 파악된다. 이중 눈길이 쏠리는 돈은 '에스크로 계좌'에 있는 154억원이다. 좋은사람들은 회생계획안에 따라 미확정채권 등이 확정돼 변제 책임이 확정되는 경우를 대비, 154억원을 에스크로 계좌에 넣었다.
다만 전임 이 모 대표가 촉발한 업무상배임 관련 액수 약 150억원 가량이 질권 설정돼 있어 회생법원의 판단이 필요한데, 최근 약 100억원에 대해 최종 승소판결을 받았고, 나머지 50억원이 1심 승소해 판결을 앞두고 있다는 전언이다. 좋은사람들은 승소를 자신하고 있다. 변제의 책임이 좋은사람들에 없는 만큼 이 유동성을 오롯이 투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총 200억원 가량이다.
좋은사람들은 이 유동성을 바탕으로 후속 M&A를 비롯해 신규 라이센스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회계법인과 협업을 통해 숏 리스트를 만들고 있고, 해외 브랜드와도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좋은사람들은 7월 유럽 명품 브랜드 중 하나인 에스까다(ESCADA)와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고, 에스까다 화이트라벨(ESCADA WHITE LABEL) 브랜드로 언더웨어, 양말, 파자마 제품을 국내에서 독점적으로 팔 수 있는 로열티 계약을 체결했다. 기간은 5년이다.
좋은사람들 관계자는 "에스까다와 같은 하이엔드 브랜드와 더불어 리바이스 류의 인지도 높은 브랜드를 라이센스 인 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M&A 등 타법인 출자 건도 조만간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