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평균 대출 및 수신금리 추이/그래픽=임종철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한 지난 11일 5년 만기 은행채(AAA·무보증)의 금리는 전일보다 0.014%포인트 하락했다. 은행채 금리가 바로 반영되는 일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이날 함께 떨어졌다.
대출 이자로 은행이 버는 돈은 줄고, 예금 이자로 나가는 돈은 유지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잔액 기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지난 8월 기준 기업 대출 63.4%, 가계대출 55.2%로 고정금리보다 많다.
기준금리가 1분기 3.25%에서 4분기 2.75% 떨어졌던 2012년을 살펴보면 시중은행의 순이자이익은 1분기 6조910억원에서 4분기 5조6619억원으로 4291억원 감소했다. 당시 예대금리차는 2.02%에서 1.85%로 떨어졌다.
대출금리 하락으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줄면서 대출 수요가 늘 수 있으나 이 시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도입 등 가계대출 관리 등으로 대출성장률을 높이기도 쉽지 않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경기가 충분히 회복돼 기준금리 인하가 종료된 이후에 급반등하고, 대출성장률도 이때 급등하기 때문에 이자이익 역시 이 시기가 돼서야 본격적인 성장을 보인다"며 "달리 말하면 그때까지 순이자마진과 이자이익은 계속 부진할 것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금리가 떨어지면서 상환 부담 줄고, 연체율 개선 등으로 이어지는 것은 긍정적이다. 건전성 회복과 함께 대손상각률 하락으로 수익에도 영향을 준다.
다만 예대금리차 축소에 따른 영향과 비교하면 대손상각률이 미치는 영향은 작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년) 평균 이자익익 총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90%이지만 대손상각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에 불과하다.
시장금리에 이미 기준금리 인하가 상당 부분 반영됐고, 가계대출 관리에 나선 은행권이 대출금리는 올린 것은 변수다. 인위적인 대출금리 인상이 단기간 예대금리차를 확대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금리인하기 예대금리차 축소는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은행업권 관계자는 "다음 금리인하 시기가 언제인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가 떨어지더라도 가계대출 부분은 성장률에 한계가 있고, 기업 대출도 채권시장과 경쟁을 해야 해 영업환경이 쉽지 않은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