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직장인 이모씨가 지난 4일 애플을 사칭한 메일을 받았다. /사진=독자제공
20대 직장인 이모씨는 지난 4일 메일 한 통을 받고 깜짝 놀랐다. 자신의 이름으로 휴대폰에서 220만원이 결제됐다는 내용이었다.
메일에는 "귀하의 아이디 계정으로 이상한 활동이 감지됐다"며 "제 3자가 귀하의 아이디 계정에 웹을 통해 로그인하고 거래를 수행했다. 보안을 위해 주문 처리 진행을 24시간 동안 지연시켰다"고 적혀 있었다.
당황한 이씨는 해당 링크를 클릭했다가 6분만에 372만5000원을 잃었다. 해당 메일은 알고보니 발신인을 사칭한 메일이었다. 이씨는 "당시에는 너무 그럴 듯 해서 사기일 줄 몰랐다"며 "무심코 파란색 링크를 눌렀다가 월급보다 많은 돈을 잃게 생겼다"고 말했다.
20대 직장인 이모씨는 지난 4일 휴대폰에서 220만원이 결제됐다는 사칭 메일을 받았다. /사진=독자제공
자세히 살펴보니 보낸 사람 이름은 'Appℓe', 메일 주소는 '8866.com'이었다. 결제 청구지 주소도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로 적혀 있었다. 애플 측에서 보내오는 실제 메일을 보면 주소가 'apple.com'으로 끝난다.
이씨는 애플 회사와 신용카드사, 중간 결제 업체, 게임회사 등 네 곳에 환불이 가능한지 문의했다. 모두 사실상 환불이 어렵다며 사법기관을 통해 구제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한국소비자원,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등에도 연락했지만 뾰족한 해결책을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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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당연히 제가 구입한 게 아니고 피싱이니까 돈을 돌려받을 줄 알았다"며 "이렇게 당해도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으니 허탈하다. 피해를 당하면 '나만 이렇게 기다리고 애써야 하는구나' 싶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20대 직장인 이모씨는 사칭 메일 링크를 눌렀다가 약 370만원을 잃었다. 당시 6분 만에 총 25번 결제 알림 문자가 왔다. /사진=독자제공
스마트폰 기업을 사칭한 피싱 메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애플 공식 커뮤니티에도 피싱 메일 관련 글이 계속해서 올라왔다. "갑자기 거래 제한 메일이 왔다" "수상한 메일이 왔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느냐" 등이 적혀 있었다.
애플 측도 공지사항을 통해 주의를 당부했다. 애플은 "예상하지 못한 메시지나 전화 또는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암호, 보안 코드 등의 개인 정보나 금전 요청을 받은 경우 의심스러우면 일단 사기로 추정하고 해당 회사에 직접 문의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