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영풍 공개매수 종료…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분수령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4.10.1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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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고려아연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


MBK·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종료됐다. MBK·영풍 공개매수에 어느정도 규모의 주주들이 응했느냐에 따라 추후 경영권 판도가 바뀔 수 있다. 한 달째 이어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분수령에 접어들었다.

14일 재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MBK·영풍의 고려아연·영풍정밀 공개매수 청약이 이날 오후 마무리됐다. 공개매수 가격은 83만원으로 최대 매수 목표수량은 발행주식총수의 14.6%였다. 공개매수 결과는 결제일인 17일 공시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측 자사주 공개매수는 오는 23일까지 진행된다. 공개매수 가격은 89만원으로 발행주식총수의 최대 20%(베인캐피탈 공개매수 물량 2.5% 포함)를 사들인다. 가격과 최대매수물량 기준으론 최윤범 회장측이 유리하다. 하지만 이날 끝난 MBK·영풍 공개매수와 연계된 변수가 워낙 많다. MBK·영풍 공개매수 결과를 먼저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우선, 법적 변수가 있다. MBK측은 법원에 최 회장측의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관련 결과는 최 회장측 공개매수 종료 직전에 나올 전망이다. 최 회장측은 앞서 MBK측이 신청한 동일한 내용의 가처분이 기각된 이력이 있어 이번에도 같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 하지만 주주들이 이 같은 법적 변수를 어떻게 받아들였을지는 미지수다. '법적 리스크'가 있다고 봤다면 MBK·영풍측 공개매수와 최 회장측 공개매수에 물량을 나눠 응할 가능성이 있다.



유통주식 물량도 변수다. 최 회장측은 인덱스 추종 펀드와 국민연금을 제외하면 유통주식 물량이 20%대 초반에 불과해 공개매수 최대 매수예정 물량인 20% 선에서 유통주식 물량 대부분을 받아줄 수 있단 입장이다. 하지만 MBK·영풍은 유통주식은 30%를 넘어설 수 있는 것으로 본다. 최 회장측이 맞다면 주주 입장에선 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한 최 회장측 공개매수에 응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의 경우엔 공개매수가 먼저 마감된 MBK·영풍측에 물량 일부를 청약하는게 안전하다.

공개매수에 응할 주주들의 세금에 대한 이해관계도 엇갈린다. 주주들이 MBK·영풍측 고려아연 공개 매수에 응하면 세율 22~27.5%의 양도소득세를 물게 된다. 반면, 최 회장측 고려아연 공개매수의 경우엔 자사주 매입이어서 최저 세율 15.4%의 배당소득세를 내게 된다. 최저 세율만 보면 최 회장측이 유리한 듯 보이지만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이 넘는 개인투자자는 최대 49.5% 세율을 부담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자사주 변수가 있다. 최 회장측 공개매수 가격과 최대물량 규모가 MBK·영풍측 보다 크지만,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어 최 회장측으로선 MBK·영풍측 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응해야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다.


이 같은 변수들을 고려할 때 주주들이 최 회장측과 MBK·영풍측 공개매수에 물량을 나눠 청약할 가능성이 있다는게 중론이다.

이와 관련, MBK·영풍이 공개매수로 7%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면 승기를 잡는다는 시각이 있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구조 상 최 회장 측 우호지분은 33.99%, MBK·영풍 측은 33.13%로 박빙인데 최 회장측이 의결권 없는 자사주 매입방식이어서 7%를 확보하면 사실상 과반 지분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 반면 MBK·영풍측이 3~4% 수준의 지분을 가져오면 박빙인 양측 지분율 구조가 이어진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어느 한쪽이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해 이사회에서의 힘싸움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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