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나 존스' 배경지서 '비밀 무덤' 발견…"성배 쥔 듯한 유골도"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2024.10.1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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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 페트라에서 가장 정교한 유적으로 꼽히는 '알 카즈나' 지하에서 2000년 전 것으로 추정되는 비밀 무덤이 발견됐다. 시신 12구에 해당하는 유골과 청동, 철, 도자기 재질의 부장품들이 온전한 상태로 보존돼 있어 고대 아라비아 유목민인 나바테아족의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희귀한 유물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CNN, 디스커버리 채널 '익스페디션 언노운'(Expedition Unknown·미지의 탐험)요르단 페트라에서 가장 정교한 유적으로 꼽히는 '알 카즈나' 지하에서 2000년 전 것으로 추정되는 비밀 무덤이 발견됐다. 시신 12구에 해당하는 유골과 청동, 철, 도자기 재질의 부장품들이 온전한 상태로 보존돼 있어 고대 아라비아 유목민인 나바테아족의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희귀한 유물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CNN, 디스커버리 채널 '익스페디션 언노운'(Expedition Unknown·미지의 탐험)


'세계 7대 신(新)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히는 요르단의 도시 유적 페트라에서 2000년 전 것으로 추정되는 비밀 무덤이 발견됐다.

1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의 피어스 폴 크리스먼 박사가 이끄는 고고학 연구팀은 고대 유목민족인 나바테아족이 건설한 페트라에서 가장 정교한 유적으로 꼽히는 '알 카즈나'(보물을 뜻하는 아랍어) 지하에서 비밀 무덤을 발굴했다.



알 카즈나는 붉은 사암 재질의 바위산을 깎아 만든 무덤으로 영화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의 배경이 되기도 한 곳이다. 앞서 2003년 알 카즈나 지하 왼편에서는 2개의 무덤이 발견된 바 있다.

크리스먼 박사는 이곳에 또 다른 묘실이 존재할 것으로 보고 올 초 지하 물체를 탐지하는 원격 감지 기술인 지상 침투 레이더를 동원해 21년 전 무덤이 발견됐던 곳 왼편의 물리적 특징이 오른쪽과 일치하는지 확인했다.



알 카즈나 지하 왼편과 오른편의 물리적 특징이 유사하다는 탐지 결과가 나왔고, 연구팀은 요르단 정부에 알 카즈나 지하에 대한 발굴 작업 허가를 요청했다.

이후 연구팀은 지난 8월 디스커버리 채널의 '익스페디션 언노운'(Expedition Unknown·미지의 탐험) 제작진과 함께 발굴에 나섰다가 새로운 무덤을 발견했다.

더 놀라운 것은 무덤 안에 있었다. 고대 나바테아족의 유적인 페트라에서 발견된 무덤은 그동안 거의 비어있거나 훼손된 상태였는데, 이번에 발견된 곳은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듯 원형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시신 12구에 해당하는 유골과 청동, 철, 도자기 재질로 만든 부장품들이 온전한 상태로 보존된 상태였다. 유물 중에는 여러 개의 그릇이 있었고, 한 유골은 성배 모양의 도자기 잔을 움켜쥐고 있는 것이 발견됐다고 한다. 연구팀은 무덤을 둘러싼 다공성 사암이 습기를 막은 덕에 보존 상태가 좋았을 거라고 추정했다.

크리스먼 박사는 "알 카즈나 아래에서 발견된 것들은 기원전 4세기부터 기원후 106년까지 번성했던 고대 아라비아 유목민인 나바테아족의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희귀한 유물"이라고 했다.



디스커버리 채널 진행자인 조시 게이츠는 "매우 드문 발견이다. 고고학자들이 페트라를 조사한 2세기 동안 이와 비슷한 것이 발견된 적은 없다"며 "경이로운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발굴된 유골에 대해서는 "이들이 묻힌 곳은 실제 도시의 주요 입구로, 최고의 입지에 묻힌 만큼 매우 중요한 사람들임이 틀림없다"며 "이들이 누군지 알게 된다면 '알 카즈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고 덧붙였다.

나바테아인의 매장 풍습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평등한 사회로 알려진 나바테아는 지금까지 발견된 무덤에서도 왕족과 일반 매장 사이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이번에 발견된 무덤이 왕족의 것인지 여부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연구팀은 유골과 유물 분석을 통해 연대를 추정하고, DNA 등을 활용해 유골이 서로 관련이 있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크리스먼 박사는 "또 다른 분석을 통해 이들의 식단을 알아내고, 육체적 직업을 가졌는지 여부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세계 신 7대 불가사의'에는 중국의 만리장성, 페루의 마추픽추, 브라질 거대예수상, 이집트의 피라미드, 로마의 콜로세움, 인도의 타지마할 요르단의 페트라가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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